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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생양 만들기인가, 심기일전의 액땜인가
국민들은 졌다고 비판하는 것 아니다
기본기 조차 발휘하지 못한 점에 분통
희생양 운운은 변명…개선 동력으로 감내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상대 수비가 근접해 달려들지 않는 상황에서의 패스, 크로스 실수, 자기가 볼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볼 터치 미스, 킥의 높낮이와 거리 조절 실패, 경기 중 흥분 등은 축구를 업(業)으로 하는 성인 선수, 특히 국가대표급 선수에게선 절대 노출되지 말아야 할 기본기들이다.

기본기 조차 제대로 발휘하지 않은 몇몇 한국 국가대표 축구 선수들의 ‘러시아 졸전’에 대해 국민들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희생양 만들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훈련장에 들어서는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장현수의 크로스 패스 거리 높이 조절 실패→이를 받아내려던 박주호의 무리한 점프와 부상→박주호 대신 투입된 김민우의 페널티킥 반칙→0-1패배 등 과정이 나비효과처럼 발생하고, 잦은 패스미스, 공수 연결 전면적 실패 등으로 경기 내용이 좋지 못해 국민의 비난이 쏟아지자, 대표팀 관계자는 “장현수가 무척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근호 KBS 해설위원은 현지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언제부터 무조건 16강이었나”라는 뜻을 전하며 과한 기대에 따른 과한 실망과 비판이 아쉽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힘들어 하고 있다’는 대표팀 관계자의 말이나 ‘언제부터 무조건 16강이었나’는 이근호의 말보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에 복귀한 뒤 선수를 대표해 취재진 앞에 선 구자철의 “책임을 통감한다”는 말이 오히려 격앙된 우리 국민의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늘 우리 축구팀을 응원해왔고, 앞으로도 목 터져라 응원할 우리 국민은 경기 패배라는 한 경기 성적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 조차 안돼 있는 플레이에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과거, ‘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격려해주던 우리 국민이었다.

구자철은 스웨덴전 패배로 더욱 중요해진 멕시코와의 2차전을 앞두고 일단 외부보다는 내부에서 해법을 찾고, 기량으로 만회해야 한다는 뜻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그는 “개인적으론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고 감내하며 멕시코전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기쁘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하나마나한 다짐 같지만, 국민들은 이 말 한마디에 기분을 풀 수 있는 것이다.

국민 대다수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을 응원한다. ‘희생양 만들기’가 아니라, 구자철이 피력한 뜻과 같은 맥락에서, ‘심기일전의 액땜’으로 삼으라는 충고인 것이다.

침통해 하던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로모노소프 스파르타크 훈련장에 들어서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마음이 미소지을 상태를 아니었겠지만, 분위기 쇄신의 의지가 읽혀진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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