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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쟁에서 협력을 읽다…허진수 회장의 ‘역발상’
최태원 회장(왼쪽)과 허진수 회장

SK-GS ‘사회적 가치’ 의기투합
최태원 회장 아이디어에 동참
주유소기반 택배서비스 ‘홈픽’
공유인프라 구축 ‘혁신 새모델’


국내 석유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사회적 가치’를 위해 맞손을 잡은 가운데, 양사가 ‘새로운 공유 인프라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해 경쟁에서 협력관계로 발전케 된 배경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의 결단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핵심 자산인 주유소 네트워크와 보유 자산을 결합, C2C (Customer to Customer) 기반의 택배 집하 서비스인 홈픽(Homepick) 서비스를 시작키로 한 것에는 이같은 상당한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사회적 가치 창출ㆍ공유 비즈니스에 대한 양사의 협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아이디어에 허진수 회장이 뜻을 함께 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업계는 경쟁이 아닌 협력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허 회장의 ‘혁신적 사고’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수십년간 상대를 넘어뜨리지 않으면 내가 쓰러질 수 밖에 없는 경쟁구도였던 정유업계의 두 맞수가 손을 잡을 수 있었던 것 역시 허 회장의 혁신적인 사고가 주효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허 회장이 종전의 경쟁 프레임을 협력 프레임으로 바꿔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초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최 회장이 줄곧 강조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ㆍ공유인프라 등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다.

최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미래 고객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할 것이고,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가 상품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업 모델로 고객을 사로잡아야 한다”면서 “이에 대한 경험을 축적하게 되면 전혀 새로운 가치를 가진 혁신적 사업 모델을 찾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유 인프라’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기 위한 방법론 중 하나다. SK가 독점적이고 배타적으로 사용했던 SK의 자산을 외부에 공유,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높일 수 있는 모델을 찾겠다는 것이다.

실제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는 3600여개의 SK주유소는 전국 네트워크로서의 가치 뿐 아니라 주거ㆍ상업공간과의 근접성을 갖춘 훌륭한 자산으로서 재조명받고 있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도입키로한 홈픽 서비스 역시 주유소 네트워크를 ‘공유 인프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석유시장 내 경쟁사로서의 관계를 넘어 ‘손을 맞잡고 새로운 공유 인프라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선언,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키로 했다. 스타트업과의 상생 생태계 조성, 주유소 공간의 새로운 활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 확산이 협력의 목표다.

재계 관계자는 “경쟁업체가 제안한 아이디어나 구상이 좋다고 하더라도 정작 협력까지는 쉽지 않은 선택”이라며 “이번 협업으로 새로운 ‘윈-윈(Win-Win)’ 모델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손미정 기자/bal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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