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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멕시코 응원단이 모두 데킬라를 마신다면

[헤럴드경제 TAPAS=민상식 기자] 멕시코 축구 팬들은 욕설도 서슴지 않는 과격한 응원전으로 유명하다. 지난 18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멕시코-독일전에서 7만8000 관중석의 절반은 멕시코 응원단이 채웠다. 멕시코 팬들은 당시 경기에서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킥할 때마다 ‘푸토’(Puto)라는 욕설을 외쳤다. 푸토는 동성애자에 대한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어 이후 논란이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를 두고 멕시코축구협회에 1만 스위스프랑(약 112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면서, 추가 제재 또한 경고한 상태다. 이에 멕시코축구협회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팬들에게 한국전에선 ‘푸토’ 구호를 외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멕시코-독일전을 앞두고 데킬라를 나눠마시는 멕시코 축구 팬들 [출처=유튜브]

당시 많은 멕시코 팬들이 취중 응원을 펼친 것으로 추정된다. 멕시코-독일전을 앞두고 멕시코 축구 팬들이 멕시코를 대표하는 술인 데킬라(Tequila)를 나눠마시는 모습이 목격됐기 때문이다. 유튜브 등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멕시코 축구 팬들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거리 곳곳에서 알코올 도수 38~40도의 독한 술인 테킬라를 서로의 입에 넣어줬다.



테킬라는 자란 지 7년 정도 되는 아가베(선인장과 용설란)를 발효시켜 만든 멕시코 토속주다. 데킬라를 마시는 방법은 독특하다. 데킬라를 마실 때 소금과 레몬(혹은 라임)과 함께 먹는다. 주먹을 쥔 뒤 손에 레몬즙을 문지르고 소금을 뿌린 후 혀로 소금을 핥고 데킬라를 원샷으로 입에 넣는다. 이어 레몬이나 라임 조각을 깨문다. 

데킬라 원료인 아가베 [사진제공=게티이미지]

소금과 레몬, 라임을 데킬라와 동시에 섭취하는 것은 염분을 보충하고 신맛의 과즙으로 열대지방인 멕시코의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다. 데킬라와 소금, 레몬을 섭취한 멕시코 축구 팬들은 한국-멕시코전이 열릴 로스토프나도누의 더위 속에서도 열성적인 응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 대표팀이 도착한 21일 로스토프나도누의 낮 최고 기온은 35도에 육박하고, 한밤 중에도 25도를 넘나든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멕시코-독일전에서의 멕시코 응원단 [사진제공=게티이미지]

한국과 멕시코의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릴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는 멕시코 열성 팬 3만여 명이 관중석을 가득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경기 내내 타악기를 두드리는 일방적인 응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한국 응원단의 수는 훨씬 적다.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모스크바 교민 100여 명은 응원단을 조직해 로스토프나도누로 출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온 아리랑 응원단, 붉은 악마 등과 함께 응원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응원단은 멕시코 관중 3만여 명의 ‘데킬라 응원전’과 로스토프나도누의 불볕 더위에 맞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잘 준비한다면 아직 희망은 있다. 경기 직후 우리나라 팬들이 ‘승리의 데킬라’를 나눠마실 수 있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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