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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 평범하게 사는게 가장 어렵지 않나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삼청은 한국화가 좌혜선(34)의 개인전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개최한다. 좌혜선 작가 [사진=이한빛 기자/vicky@]

아라리오갤러리 삼청, 좌혜선 개인전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보통의 삶’을 산다는 것이 특별한 시대다. 대학과 취업, 결혼과 출산 등 일련의 과정을 끝내고 자녀가 장성할 때까지 무탈하게 살기가 쉽지 않다. 남들 눈엔 ‘보통’으로 ‘평균적’ 삶을 영위하는 것 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보통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극한 상황을 넘나드는 경우가 흔하다.

한국화가 좌혜선(34)의 두 번째 개인전은 이러한 보통의 삶에 집중한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Ⅰ삼청은 좌혜선의 개인전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7월 5일부터 개최한다.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로 대학을 온 작가는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고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문미술교사’를 하면서 만났던 학부모 등 ‘보통의 삶’을 영위하고자 피눈물나게 노력하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전시의 테마다.

전시장엔 ‘먹고 사는 이야기’를 주제로 채색화 7점과 목탄드로잉 연작 15점, 손으로 직접 쓴 소설 15점 등 37점이 나왔다. 
좌혜선, The Most Ordinary Stories, 2017-2018, charcoal on paper, 161x1,965cm.[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좌혜선 The Most Ordinary Stories 10, 2017-2018, charcoal on paper, 161x131cm.[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소설엔 평범한 이웃들의 비극적 이야기가 담겼다. 의사 남편과 8살 아이를 둔 주부는 겉으로는 너무나 우아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실상은 결혼하고서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에 시달렸다. 그 부모를 보고 자란 아이는 이제 학교에서 동급생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장성한 딸의 결혼을 앞둔 노년의 아버지는 20년 가까이 대화없이 지낸 아내가 지긋지긋해 차라리 딸이 결혼하지 않길 바란다. 한 겹만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징글징글한 생의 이야기들이 목탄 드로잉 15점과 짝을 이룬다. 드로잉을 보면서 소설과 매칭시켜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자작 소설도 흡입력이 커, 회화작가의 그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수준급이다.

장지에 분채로 유난히 어두운 색감을 자랑하는 채색화도 눈길을 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극적인 대비를 통해 부각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부엌의 풍경과 그 안에 있는 여성의 모습, 누군가를 기다리고, 일을 하고 퇴근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 일상적 풍경이 품은 이야기가 무엇일지 끊임없이 궁금해진다. 
좌혜선 `가장 보통의 이야기` 전시전경 [사진=이한빛 기자/vicky@]

개인의 이야기인데도 ‘풍경’으로 그려내는건 동양화를 전공한 특징처럼도 읽힌다. 아라리오갤러리 측은 “좌혜선 작가는 실제 존재하는 풍경을 사진으로 찍거나 스케치해서 활용하지만 결국은 여러 진경을 이어붙여 가상의 풍경을 만들어낸다”며 “동양화적 시각이 돋보인다”고 했다. 전시는 8월 19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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