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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 [2018 퀴어 문화제] 슬로건 ‘퀴어라운드’로 돌아온 퀴어축제 “차별철폐, 다양성 외쳤다”
퀴어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광장의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주최측 추산 5만여명 운집한 서울광장
-참가자들 “퀴어는 항상 함께” 슬로건 외쳐
-주변서는 ‘종교단체’의 ‘반대집회’도 진행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지난해 14일에 이어 딱 일년 만이다.” (강명진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5만명이 참가(주최측 추산)한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이하 퀴어축제)가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ㆍ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ㆍ국가인권위원회 등 시민사회계,주한 프랑스ㆍ독일ㆍ호주ㆍ뉴질랜드ㆍ캐나다 대사관 등 외국대사관, 이외 각 학교 동아리와 퀴어단체들을 포함한 105개 부스가 함께했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다양성’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퀴어축제의 슬로건은 ‘퀴어라운드(Queeround)’였다. 퀴어(Queer)와 어라운드(Around)의 합성어인 퀴어라운드는 ‘퀴어는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 ‘우리는 함께 있다’는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행사에 사회자로 나선 활동가 홀릭은 “세상에서는 없는 사람처럼 (퀴어를)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언제 어디에든 있다”며 이같은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연사로 선 강명진(39) 퀴어축제 조직위원장은 “지난 2년간 비가왔다. 3년째 비가 오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올해는 맑은하늘이다”라면서 “(이와 함께) 여러분의 뜨거운 열정이 있는 자리”라면서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서울광장 참가자 진입로의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각 단체에서 준비한 부스들.[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행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진행됐다. 그러나 시작후 2시간여 가량, 광장 중앙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각 단체와 활동가들의 리허설 무대가 진행됐고 환영 무대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이전까지 참가자들은 부스를 돌며 각종 행사와 퀴어팬던트 마케팅을 즐겼다. 주로 2030 젊은 참가자들이 많았다. 이들은 고정관념ㆍ획일화된 사고방식의 철폐와 다양성의 필요성을 외쳤다.

밝은색 복장에 무지개 망토를 두르고 이날 서울광장을 찾은 참가자 엘(Lㆍ활동명) 씨는 “옷은 표현의 도구도, 구속의 수단도 되는데 오늘은 (옷이) 스스로를 표현하는 수단이 됐으면 했다”면서 “1년에 한번인 축제인만큼 즐겁게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 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활동가 카노(31) 씨는 “(퀴어축제는) 짜릿한 경험”이라며 “남자라도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싶을 때가 있는데,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입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나 해방감이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활동가 싸게(26) 씨도 “(퀴어문화제 속 복장은) 사람들이 내면에 자신에게 있던 아름다운 모습들을 표출하는 방식”이라며 “자신의 내면에 있는 모습을 표출하면서 이상에 대한 자아 실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이 준비한 이벤트용 피켓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참가자들이 준비한 이벤트용 피켓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이날 현장에 참여한 활동가들의 부스들에서 준비한 행사들도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에게 ‘성’의 의미를 묻는 설문조사, ‘퀴어’에 대한 생각을 적는 게시판 등이 마련됐고, 많은 시민사회계 단체들은 성소수자 권리 보호를 위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부스를 마련한 민변 한 관계자는 “성소수자 권리보장을 위한 기본법 제정과 성소수자 권리보장을 위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면서 “아울러 연대의 의미로 (퀴어문화제 내에)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계종과 천주교, 기독교(무지개예수) 등 종교계 부스에서는 텀블러와 각종상품, 스티커 등이 판매됐다.

무지개 예수 활동가 라떼(활동명) 씨는 “기독교의 본래적인 가르침은 사랑”이라면서 “종교가 가진 (사랑이란) 힘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면서 퀴어축제에 참가한 이유를 밝혔다.

레인보우 라이더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퍼레이드 진행 모습.

오후 4시30분부터는 참가자들의 퍼레이드(거리행진)가 진행됐다. 활동로는 서울시청과 광화문, 을지로 등지를 지나 다시 서울광장에 돌아오는 총 4km 거리였다. 바이크를 타는 퀴어ㆍ퀴어인권 지지자들의 모임인 ‘레인보우라이더스’가 선두에서 행렬을 이끌었다.

한편 서울광장 주위에서는 보수단체와 기독교단체들의 동성애 반대집회가 진행됐다. 이날 집회신고를 한 단체는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국민대회 준비위’, ‘성소수자 전도연합’, ‘선민네트워크’,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한성총회’,‘샬롬선교회’, ‘예수재단’ 등 6곳이다. 하지만 이외에도 1인시위와 기자회견 형식의 다양한 집회ㆍ시위가 광화문과 시청 일대에서 동시에 열렸다.

이들은 주장하는 메시지가 조금씩 달랐다. 절대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낸 쪽도 있는가 하면, 동성애를 ‘종교적으로 보듬자’는 메시지를 낸 곳도 있었다. 일부는 피켓을 들고 퀴어축제장 입구에 선 시위자들도 있었다. 이들이 서울광장에 진입하려다 곳곳에서 실랑이도 발생했다.

보수단체가 준비한 피켓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보수단체가 준비한 피켓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사직단 앞에서 예배를 가진 송춘길(63) WCC반대운동연대 조직위원장(목사)는 “퀴어축제 참가자들이 퍼레이드를 진행할 곳에서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며 “하나라도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 품으로 돌아오라는 뜻”이라고 했다.

종교단체들은 집회 현장에서 예배와 기도 등을 진행했고, 이후 거리행진과 애국가 제창 등을 마치고 귀가했다.

현재 퀴어축제 행사는 현재 퍼레이드가 종료(오후 5시50분 종료)되며 오후 6시30분 진행되는 축하무대 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퀴어 댄스팀 ‘큐캔디’를 포함한 공연팀들이 이날 축하무대에 자리한다.

무대 앞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혐오발언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는 한 반대집회 참가자.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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