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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투명성을 위하여
지난 3월 사우디에서 한국의 부동산시장 투명화 정책과 부동산 통계에 대한 발표를 하였다. 글로벌 부동산기업 존스랑라살르 지역사무소장이 한국의 글로벌 부동산 투명성 지수는 109개 국가중 40 위라고 발표한 바로 다음이었다. 내 발표가 끝나자 사회자가 한국이 저렇게 잘하고 있는데 왜 40위이냐고 물었다. 그 소장은 “나도 모르겠다, 확인해봐야겠다”고 답하여 모두가 웃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시장 투명성은 관련 정보와 제도들이 정확히 제공되지 못하여 과소평가된 부분이 있다. 토지와 주택은 준 공공재적 시각에서 관리되어 전 세계 으뜸 수준의 정보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업 업무용시장은 정보가 취약하여 투명성이 낮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실거래가 정보를 발표하고 있지만, 업무용 부동산 실거래는 연 3800여건, 상가부동산은 연8만건 수준에 불과하다. 공공이 조사하는 정보나 통계는 감정원에서 조사하는 상가임대동향조사 자료가 거의 유일하다. 이는 상업 업무용 부동산의 전국적인 임대료, 공실률, 투자수익률 등의 동향을 보여주는 자료다. 투자자가 필요로 하는 특정 부동산에 대한 정보로는 구체성이 부족하다. 민간정보기관은 고객 부동산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비, 경비, 수익률 등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일부 부동산에 한정되어 있고, 기관별 영업 비밀이어서 공개되거나 상호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 때 부동산 시장을 개방한 이후,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현재까지 외국인 투자가 우리 시장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부작용과 정책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규모 상업용 매장은 소액 자본가들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계획된 상가 외에, 단독주택도 상가주택으로 변경하여 실제 공급되는 상업용 매장이 많은데 한 원인이 있다.

투명성이 높은 시장에 글로벌 기업 본사의 약 50%가 위치하고, 세계 부동산투자의 75%가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소액 부동산 직접투자자 보호와 부동산 간접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도 기초정보 구축이 필요하다. 공공의 임대동향조사 정보와, 민간의 영업 비밀을 지키면서 공유할 수 있는 리테일 관련 정보를 취합하여 상업용부동산의 정보허브를 구축하여야 한다. 민간이 조사하지 못하고 있는 물류창고, 숙박시설 등에 대한 정보를 공공이 추가로 조사하여 공유할 수 있는 정보를 확대하면 공공·민간의 협조체계 구축도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토지와 주택정보는 공시지가와 주택가격공시제도 도입을 계기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업·업무용부동산 가격공시제도를 도입하여 종합적인 정보기반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상업 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임대신고제도 도입을 통한 정보수집 체계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부동산투자성과지수를 발표하는 미국부동산투자수탁자협회(NCREIF)는 부동산 소유자나 관리자가 보유한 정보를 제공한다. 본인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기 위해서다.

상업용 부동산 정보허브가 마련되면, 공공과 민간이 각각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상업용 부동산정보와 투자성과지표를 생산하여 선진적 투자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는 해외 투자자들만이 아니라, 국내 연기금과 같은 대형 투자자들도 외국사가 만든 국내 부동산 투자지표를 활용하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기업이 미국의 NCRIEF와 같이 세계적 투자정보제공업체로 성장하는 날이 앞당겨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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