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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최저임금 차등적용 공론화 왜 못하는가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를 통해 자영업자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청와대에 자영업 담당 비서관실을 신설하고, 직접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는 언급도 했다.

적어도 자영업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은 정확하다. 그는 “경제 활동 인구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이 다른나라에 비해 매우 높고 상당수는 소득이 임금 근로자보다 못한 실정이어서 기업과 노동으로만 분류할 수 없는 독자적인 정책 영역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인식하에 “상가 임대료와 임대기간 등 임대차 보호문제, 각종 수수료 경감, 골목상권 보호 등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했고 “프랜차이즈 불공정 관행과 갑질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옳은 얘기다. 앞으로의 정책 변화도 기대된다. 그러나 중요한 게 빠져있다. 심지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바로 최저임금의 차등적용이다.

자영업자가 현 정부의 최대 난제로 부상한 것은 최저임금 때문이다. 이렇게 과속인상된 최저임금을 주고는 사업을 계속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국정지지율이 취임 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중요한 이유도 이들의 반발이다.

사실 대통령이 자영업자들의 목소리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귀를 귀울이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70%가 넘는 소상공인ㆍ자영업자들이 “내년 최저임금 8350원을 감내하기 힘들다”며 결국 거리로 뛰어나와 “못살겠다”고 외치기 때문 아닌가. 이들이 노동자 노조처럼 똘똘 뭉쳐 단체 저항운동에 돌입했기 때문임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반대 입장은 그야말로 애매모호하다. 이낙연 총리는 “저임금 지역이나 저임금 업종이라는 낙인이 찍힐 우려가 있다“고 했다. 참으로 어불성설이다. 낙인을 걱정해야 할 주체는 사업자와 지자체 당사자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차등적용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건 낙인이 아니라 폐업이고 실업이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한국처럼 최저임금 제도를 획일적, 경직적으로 운영하는 나라는 독일과 프랑스뿐이다. 미국 일본 네델란드 등 대부분의 나라가 많은 예외를 두며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한다. 업종과 나이 지역에 따라 제각각 최저임금을 달리 운영하도록 해준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작용을 막기위한 것이다. 결국 최저임금 차등적용 문제를 쏙 뺀 자영업자 대책은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다. 이쯤에서 최저임금의 차등적용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적어도 새 정부가 그렇게 좋아하는 공론화과정이라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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