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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방송희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주거개선, 주민의 선택권 존중되어야

  • 기사입력 2018-08-0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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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평균수명은 2016년 기준 82.4세다. 100세 이상의 고령자를 보는 것은 이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장수는 의학기술 발달도 한 몫 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의 생활습관이다.

주택도 수명이 있다. 하지만 주택의 평균수명이나 적정 사용연한을 정의하기는 어렵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크다. 건축재료의 사용연한을 고려해 통상적인 주택 평균수명은 50년 전후로 본다.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 주택 평균수명을 70년~100년으로 본다. 반면, 한국은 30년을 이야기한다.

2016년 통계청 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어진지 30년이 넘은 주택은 16.8%, 이 중 경과년수가 50년을 초과하는 주택은 4.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유형별로 살펴보면 단독주택의 주택 노후가 심각하다. 전체 단독주택의 과반에 이르는 약 48.1% 가량이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주택이다.

노후 단독주택에는 노인가구가 많이 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가구는 대부분 자가(75.3%)로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가구 중 51.2%는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경과년수 30년 이상 노후주택에 거주하는 노인가구는 36.6%로 전체가구(18.4%)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거주하는 사람과 집이 함께 늙어간다.

노후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방수, 난방 등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화재로부터의 안전성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본적인 주택의 기능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리를 포기한 노후주택이 하나 둘 늘어나면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마을 전체의 주거환경까지 악화되는 이른바 외부효과(external effect)가 발생하게 된다. 사람들은 마을을 떠나고, 기능이 쇠퇴한 마을을 재건하기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투입된다.

단독주택의 유지관리와 수선의 책임은 전적으로 집주인에게 있다. 그러나 고령의 단독주택 소유자에게 주택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비용은 큰 부담이다. 이를 반영하듯 주거실태조사에서 노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정책지원 수단으로 ‘주택 개량·개보수 관련 현물 및 자금 대출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26.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영국의 ‘친환경 리모델링’ 방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민간금융을 활용해 기존 주택의 에너지 성능 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그린딜(Green deal)’ 정책은 에너지 효율 제고와 가정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2013년부터 영국 정부가 시행한 사업이다. 이 정책에 따라 리모델링할 때 주택 유형, 마감재 종류, 난방 가동 시간 등에 따라 맞춤형 에너지 절감 공사가 진행된다. 주택 개보수를 통해 주택 가치가 증가하고 에너지 비용도 줄일 수 있으니 집주인의 만족도가 크다. 가장 무거운 공사비용도 부담이 없다. 주택 소유자는 초기 사업비를 향후 에너지 비용 절감액으로 25년간 분할 상환 할 수 있어 공사비용 부담 없이 사업을 신청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도시재생로드맵과 제2차 장기 주거종합계획에서는 노후불량 주거지역에 대한 개선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활성화를 위해 주택도시기금은 2018년 6718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하지만 공동주택이 아닌 단독주택에, 사업주가 아닌 개인을 대상으로 한 주택의 개량과 보수를 위한 금융지원은 없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지 오래다. 더 이상 많은 주택을 짓는 것이 답이 아니다. 오래된 단독주택을 철거하고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것 또한 답이 될 수 없다. 여전히 누군가는 ‘저 푸른 초원 위 그림 같은 집’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어떤 주택에 살 것인가는 수요자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 주거선택의 다양성에 대해 정부를 비롯한 경제주체들의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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