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재 감성의 도시기행…골목길에서 길어올린 삶의 향기
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한옥이 정겨운 익선동길·계동 세탁소…학창시절 추억이 서린 중림동 호박마을 땀방울이 만든 장인들 손길에 감동 물씬참기름 짜기·오토바이 소독 체험 ‘훈훈’
KBS 1TV에서 방영되고 있는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가 방송 2회만에 전국시청률 8%대의 ‘웰메이드 다큐’로 부상하고 있다. ‘아날로그 아재’ 김영철이 ‘동네지기’가 되는 스토리텔링형 도시 기행 다큐멘터리로 도심속 골목길 정서가 물씬하다. 사진은 1회 방영때 염천교 수제화 골목을 걷고 있는 동네지기 김영철의 모습.
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한옥이 정겨운 익선동길·계동 세탁소…
학창시절 추억이 서린 중림동 호박마을
땀방울이 만든 장인들 손길에 감동 물씬
참기름 짜기·오토바이 소독 체험 ‘훈훈’

서울 종로구 계동의 작은 세탁소에는 옷 세탁물 태그에 주소가 없다. 이름만으로 주인이 그 집의 위치를 다 알기 때문이다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아날로그 감성 다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편안하고 구수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인간의 삶속에서 여유와 따뜻함이 느껴졌다.

고즈넉한 정취의 한옥 길 속 저마다 다른 다채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동네 이웃들의 인생을 담으며 정규 편성 가능성을 높였다. 한마디로 도심속 쉼표다. 시청자에게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이다.

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아날로그 아재’ 김영철이 ‘동네지기’가 되는 스토리텔링형 도시 기행 다큐멘터리. 지난 25일 방송된 2회에서는 ‘정겹다 한옥 길’이라는 주제로 김영철이 서울 익선동과 계동의 한옥 길로 동네 탐험을 떠났다.

김영철은 서울 도심의 빌딩 숲 사이, 한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익선동 골목 곳곳을 꽃으로 채우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꽃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면서, 이사 간 이웃들이 버리고 간 화초를 키우며 익선동 골목 빈 자리마다 알록달록한 꽃화분을 채워 넣었다.

계동 북촌에서 김영철은 계동 토박이 할머니를 만났다. 올해 95세의 할머니는 계동으로 시집 와 48년 동안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어 동네의 모든 이야기들을 꿰뚫고 있었다. 할머니는 계동에서 만나는 이웃들이 좋다며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겐 소개비를 덜 받으며 함께 사는 이웃들을 사랑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계동 북촌의 남은 세탁소는 단 한곳으로, 주인 아저씨는 40여년 전 우연처럼 배우게 된 세탁 기술을 평생 업으로 삼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경쟁자는 물론 후계자도 없어졌지만 세탁소 아저씨는 여전히 세탁물을 어깨에 이고 거동이 불편한 이웃들의 집으로 직접 배달을 다녔다.

18일 방송된 1회에서는 ‘예쁘다 1970’이라는 주제로 서울 중림동과 만리동으로 첫 동네 탐험에 나섰다. 우리네 곁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 동네의 장인들의 구슬땀 맺힌 삶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를 통해 우리 주변 동네 주민들의 특별함을 일깨워 주며 우리가 켜켜이 쌓아가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했다.

김영철은 “동네라는 단어 자체가 따뜻하고 편안하다. 우리의 추억과 삶이 잘 스며 있는 구역이 동네인 것 같다”고 했다.

김영철은 학창시절 추억이 담긴 중림동을 찾았다. 약현성당과 호박마을을 둘러보는가 하면 작은 골목을 보며 옛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김영철은 동네를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동네 명물과 장인들을 찾아 나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경험도 함께 했다. 참기름집에서 과거 이야기만 듣는 게 아니라 직접 참기름을 짜보고, 이제는 향수가 된, 오토바이를 타고 모기약을 뿌려보는 과거 소독법도 체험했다.

90년 전통을 지닌 성우이용원의 70세의 이발관 장인이 들려준 “후회할 필요가 없다”는 인생 조언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물들였다. 김영철은 ‘콩나물 비빔밥 3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걸어 놓은 작은 식당에서 어릴 적 어머니의 손맛을 느꼈다. 귀한 손님에게 준다며 그의 손에 커다란 누룽지를 쥐어 준 주인 할머니의 푸근한 마음에 김영철은 결국 눈물을 글썽였다. 김영철은 염천교 수제화 거리를 찾아 난생 처음 수제화를 맞추기도 했다.

김영철은 시간에 따라 변화한 동네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 중 개미슈퍼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명소중의 명소. 개미슈퍼 건물을 두른 외국인 관광객들의 사진들과 외국어로 쓰여진 안내 문구들은 시간에 따른 변화를 보여주었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다큐임에도 2회만에 동시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의 수도권 시청률은 8.9%, 전국 시청률은 8.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회차보다 각각 2.8%p, 2.4%p 상승한 수치로,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가파른 시청률 상승을 보이며 ‘웰메이드 다큐’임을 확인시켰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