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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혈압약 또 발암물질] “他의약품 원료도 못 믿어”…‘중국산 포비아’ 확산
제지앙 화하이에 이어 같은 중국의 주하이 룬두사 원료 의약품을 활용해 제조한 국내사의 발사르탄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되면서 ’중국산 원료 포비아‘가 확산될 조짐이다,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가 터진 후 서울 지역의 한 약국에서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약을 처방받고 있다. [연합뉴스]

가격 저렴 선택한 제약업체 많아
“대대적 점검·제도개선 필요” 지적


제지앙 화하이에 이어 같은 중국의 주하이 룬두사의 원료 의약품 발사르탄을 사용한 고혈압약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중국산 원료에 국내사가 제조한 제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당 제품에 대해서도 역시 잠정 판매ㆍ수입 중지 처분을 내린 가운데 약품을 사용하는 환자, 보호자 등을 중심으로 ’중국산 원료 포비아‘가 확산될 조짐이다. 중국사 원료를 사용하는 모든 의약품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우려 탓이다.

6일 식약처,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주하이 룬두 원료를 들여다 써 제조한 발사르탄 일부 제품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잠정 관리 기준으로 초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A’(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군으로 분류한 물질이다.

식약처 수거 검사 결과에 따르면,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일부 발사르탄 제품에서 NDMA 잠정 관리 기준(0.3ppm)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지난달 초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를 계기로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발사르탄 잠정 관리 기준을 0.3ppm 이하로 설정, 관리키로 한 바 있다.

문제는 이번 논란이 된 제품 원료 제공자가 또 중국 기업이라는 데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중국산 원료 제품에 대해 ‘싸다’, ‘품질이 낮다’는 등의 부정적 인식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저렴한 원가로 인해 널리 쓰여져 왔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발사르탄 제제의 원료는 중국산 뿐만 아니라 국내산, 유럽산, 인도산 등이 있다. 하지만 가격면에서는 중국산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발사르탄 제제는 약가가 정해져 있다보니 제조 원가를 싸게 할수록 경제적인 면에서 유리하다”며 “이런 점 때문에 많은 제약사가 원료 의약품 가격이 비싼 유럽산이나 국내산보단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을 선택하기 쉬웠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우선 중국산 원료 의약품에 대한 전면 점검과 함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원료 의약품의 경우 제조ㆍ공정 과정이 바뀌면서 불순물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조ㆍ공정 과정이 바뀌면 제약사가 자진 신고하도록 한 현행 제도로는 이번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지적이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원료 의약품 수입액의 30%는 중국산(5억5226만달러)이었다. 국내 수입 원료 의약품 중 1위가 중국산“이라며 ”식약처가 나서서 중국산 원료 의약품의 안전성을 전면적으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산 원료를 사용했다고 품질이 더 나쁘다거나 효능이 떨어진다고 단정짓는건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번 중국 제조사의 문제는 발사르탄 원료 자체가 아닌 제조 과정에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첨가물에 발암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 다수의 글로벌제약사 등에서도 중국산 원료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몇해 전 비타민 원료 원산지에 대한 잡음이 있었지만, 당시 전문가들은 원산지에 따른 비타민의 효능은 별 차이가 없다고 한 바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한국 기업 제품 한 개에서 불량이 나왔다고 모든 한국산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과 같은 격”이라며 “이번 문제 역시 한 기업의 문제이지 모든 중국 기업이 다 그럴 것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루 빨리 총점검을 통해 사용자와 국민의 걱정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신상윤ㆍ청주=손인규 기자/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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