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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경매도 서울 ‘강·마·용·성’ 품귀
물건 줄어 경쟁률만 높아져
낙찰가가 감정가 훌쩍 넘겨
강남은 단독·연립도 씨말라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2계. 평소 법원별로 하루 5채 전후 아파트가 나오지만 이날은 강남구 세곡동 ‘세곡리엔파크 5단지’ 114.69㎡(이하 전용면적) 한 채만 경매가 진행됐다. 그것도 아파트 전체가 아닌 이 아파트의 57.35㎡ 지분이다. 그럼에도 4명이 몰렸고, 4억8510만원에 입찰한 홍모 씨가 낙찰 받았다. 감정가(4억6100만원)보다 5.23% 비싼 금액이다.

법원 관계자는 “작년부터 강남권 아파트 물건이 크게 줄었다”며 “희소성이 높아지니 응찰자도 많고, 낙찰가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물건이 점점 더 희소해지고 있다. 강남 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나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 같은 인기지역 아파트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7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7월 법원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은 65채로 올 2월(64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지옥션이 경매 물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인기지역 아파트 물건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달 강남4구 아파트 경매 물건은 달랑 9채 경매가 진행됐다. 월간 기준 한 달 평균 40여 채 수준이던 데서 작년 20여 채로 줄었고, 올 들어 10여 채 수준으로 내려가더니 마침내 10채 밑으로 떨어졌다. 마용성 지역 아파트 물건도 7월 단 2채만 경매 처리됐다. 역시 월 평균 10여 채 이상 경매에 나왔으나 올 들어선 경매시장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박은영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법원 경매시장에 강남4구 아파트 물건이 10건 밑으로 떨어진 건 처음”이라면서 “매매시장에서 인기가 높으니 채권자들이 매매를 통해 처분하면서, 경매로까지 넘어오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남4구에선 아파트 이외에 단독주택, 연립주택 등 다른 주택도 경매에 거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7월 단 경매시장에 나온 주거시설은 아파트를 제외하고 13채에 불과했다. 역시 역대 가장 작은 물량이다.

이러니 나오는 물건마나 사람이 몰리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올라간다. 지난달 서초구 아파트 물건은 단 2채 경매가 진행됐는데 낙찰가율이 모두 100%를 넘었다. 예컨대 감정가 7억7400만원짜리 서초구 신원동 서초포레스타6단지 60㎡은 21명이 응찰해 9억2369만원에 낙찰됐다. 최근 뜨는 용산구 후암동 토지면적 39.4㎡ 단독주택 경매에는 105명이나 몰리기도 했다. 감정가 2억8375만원짜리 이 단독주택은 6억5000만원에 입찰한 김모씨가 새 주인이 됐다.

경매시장에 서울 인기지역 아파트 물건을 찾기 어려운건 매매시장에서 대부분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자들이 매매시장에서 처분되지 못하는 물건을 경매에 넘기는 게 일반적인데, 매매시장에서 경매에서 처리될 때보다 비싼 가격에 바로 거래가 되니 굳이 경매로 넘기지 않는 것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매매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물건은 경매에서도 응찰자가 몰리고 낙찰가율이 높아지기 마련”이라며 “최근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평균 100%를 넘기는 건 물건이 희소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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