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본점

서울 자치구 금고 쟁탈전 초반 선전
신한銀, 첨단 전산 앞세워 공략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서울시 자치구 등 지방자치단체의 ‘금고지기’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우리은행이 도봉ㆍ구로구의 구금고를 가져가는 등 초반 승기를 잡았다. 104년간 도맡았던 서울시 금고지기를 뺏긴 우리은행이 자치구 경쟁에서는 수성에 성공한 셈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경쟁입찰을 진행한 도봉구와 구로구가 구(區)금고 은행으로 우리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도봉구는 전날 우리은행에 공문을 보내 선정 결과를 알렸고, 구로구도 이번 주중으로 공식적으로 통보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서울시의 일반ㆍ특별회계 예산을 관리하는 1금고를 신한은행에 뺏겼지만, 자치구 금고 경쟁에서 예상외의 선전을 펼친 셈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서울시 금고와 함께 25개 자치구 금고도 신한은행이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간 시와 자치구간 전산 연계 때문에 시금고 유치 은행이 구금고도 맡아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이 지금까지 시금고와 함께 24개 자치구 금고까지 운영해왔다. 당초 용산구도 포함한 25개 자치구를 독점해왔다가 2015년 용산구를 신한은행에 빼앗겼다.

우리은행의 반격으로 서울시 자치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말까지 전 자치구가 금고 계약이 만료되는 가운데 동작구와 영등포구, 중구가 이미 입찰 접수를 끝낸 상태다. 이들 자치구는 8월 중 입찰에 참여한 은행을 불러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후 운영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강동구는 오는 13일, 서대문구는 21일 접수를 마감한다.

업계에서는 특히 중구 금고 쟁탈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본점이 중구에 있다 보니 중구 금고 입찰이 양 은행간 ‘자존심 대결’로 번지는 분위기여서다.

지난달 말 공고가 난 인천시 금고 입찰도 지자체 금고 경쟁의 ‘대어’ 중 하나다. 하반기 금고 선정을 앞둔 지자체 중 규모가 가장크기 때문이다. 인천시의 올해 예산을 기준으로 일반ㆍ공기업특별회계 등을 다루는 제1금고가 8조5000억원, 기타 특별회계를 취급하는 제2금고는 1조원 등이다. 수신고로만 따지면 9조5000억원에 달한다.

인천시는 이날 설명회를 개최하고 16∼22일 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은행만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인천시 금고 경쟁은 서울시와 비교하면 ‘공수’가 뒤바뀐다. 신한은행이 1금고 기준으로 2007년부터 10여 년간 금고지기를 맡아왔고, 우리은행은 이번에 새로 도전한다.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인천시의 자치구 8곳도 올해 금고 계약이 끝나 조만간 금고를 운영할 금융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