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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성은 압도적·참여는 ‘머뭇’…금융노조 파업 딜레마
지난 2016년 9월 서울 상암운동장에서 진행됐던 전국금융노동조합 총 파업 현장 모습
찬성률 90%, 참여율은 3%
‘귀족파업’ 따가운 시선도 부담


“파업요? 찬성은 하지만 참여는 못하죠”. “은행원들이 파업하면 사람들이 뭐라 하겠어요”.

지난 7일 전국금융노동조합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예상 찬성률은 90% 이상이다. 하지만 참여는 저조할 전망이다.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면서 총 파업을 단행했던 2016년에도 참여율은 15%였고, KB국민이나 신한 등 4대은행은 3%에 머물렀다. 분회장 정도만 파업에 참여, 지점당 1명 정도 자리를 비우는데 그쳤다는게 4대 은행의 집계다.

한 은행 영업점 직원은 “여신 등 금융상품은 만기가 있어 정해진 스케쥴에 맞춰 일을 해야 한다”며 “고객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파업 이후 이를 회복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고연봉으로 알려진 금융권이 파업을 단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참여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한 은행원은 “2년전 총 파업때 창구에서 고객들로부터 ‘왜 파업 안하냐’는 비아냥을 들었던 직원들도 있다”며 “파업한다면 이번에도 시선이 따가울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는 노조 측 주장이 노사협의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 많아, 명분 확보에서도 구심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노조 측이 주장하는 노동이사 선임은 법안 개정까지 가야한다. 노조 반대 사항인 희망퇴직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직접 나서 독려하는 항목인데다, KB국민은 올해 희망퇴직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사업장별로 온도차도 크다.

한 금융노조원은 “2016년에는 사업장별로 ‘성과연봉제’에 대해 노조가 소송까지 낼 정도로 투쟁 대상이 뚜렷했는데, 올해는 결이 다른 것 같다”며 “노조가 주장하는 주 52시간 도입도 영업점에서는 PC오프제 등으로 이미 시행중이어서 업권간 공감대가 다르다”고 전했다.

사측이나 당국도 총 파업 카드를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본점 인력을 영업점으로 파견하는 등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이 있지만 파업 참여 인원이 적다 보니 이를 실행한 적은 없었다”며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노조 총 파업이 실행에 옮겨진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보라”며 “실제 파업이라기 보다 협상 과정중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9일 오전 정확한 결과 공지 후, 오후에 지부 대표자 회의와 중앙위원회 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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