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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가짜백신’해외로도 수출
정부-제약업계, 검은 커넥션 의혹 고조

중국에서 가짜 백신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문제의 백신이 해외로까지 수출된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국무원 조사팀이 불법 백신을 제조한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의 ‘창성(長生)바이오’를 추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백신이 해외로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보도했다.

창성바이오의 가짜 백신은 지난 2014년 4월 이후 제조된 제품이다. 이 회사는 유효기간이 지난 원액을 섞거나 오래된 재고의 생산일자를 조작한 불량 광견병 백신을 생산 유통했다. 중국 당국은 관련 제품에 대해 판매 중단과 함께 전량 회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국무원의 조사 과정에서 일부 백신이 해외로 수출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문제는 수출 기간과 국가, 수량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국무원은 해당 국가에 통보하고 리콜 조치를 실시했다고만 밝혔다.

홍콩사우스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창성바이오가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동남아와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지의 20개 국가와 백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정도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창성바이오는 시장점유율 23%로 중국 내 광견병 백신 시장 2위를 차지하는 회사다. 지난해에만 354만세트의 광견병 백신을 생산했다. 문제가 된 백신 25만세트의 대부분이 산둥(山東)성에 유통됐으며 186개 정도의 재고만 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산둥 성 뿐 아니라 윈난(雲南)성, 산시(陝西)성에서도 불량 백신 접종 부작용 사태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중국 정부의 신뢰는 더 떨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제약업계와 정부의 ‘검은 커넥션’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창성바이오는 과거에도 불법 백신 때문에 적발된 적이 있지만 소액의 벌금을 내는 처벌에 그쳤다. 이 회사는 광견병 백신에 앞서 기준에 미달하는 품질의 DPT(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과 광견병 백신을 대량 판매해 또 다른 대형 제약업체인 우한(武漢)생물제품연구소와 함께 적발됐다. 중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불량 DPT 백신을 접종한 영·유아는 35만8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창성바이오의 가오쥔팡(高某芳) 대표가 ‘지린방(吉林幇ㆍ동북지역 정치세력)’으로 불리는 장더장(張德江)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가오쥔팡 등 창성바이오 관계자 18명은 현재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지난 2008년 멜라닌이 함유된 가짜 분유로 사상 최악의 식품안전 파동을 겪은데 이어 가짜 백신 사태가 터지자 중국인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백신 기사마다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 ‘이런 나라에 어떻게 애국하겠느냐’ 등의 댓글을 달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는 ‘백신’이라는 단어가 4억 회 이상 등장했다. 

한희라 기자/han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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