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진=헤럴드 DB］

배추ㆍ무 수급 안정 노력…재해보험 품목 확대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유례 없는 폭염으로 농가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또 추석을 앞두고 배추와 무 가격도 ‘껑충’ 뛰면서 정부가 밥상 물가를 잡기위해 수급 관리에도 나섰다. 특히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폭염이 10일가량 지속할 경우, 특단의 조치를 구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3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보고된 농작물 피해는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총 2334.8㏊에 이른다.

작물별로 보면 ▷과수 1105.8㏊ ▷특작 549.4㏊ ▷채소 420㏊ ▷전작 196.6㏊ ▷벼 63.0㏊ 등 순으로 피해가 많다.

지역별로는 ▷경북 1057.9㏊ ▷충북 305.5㏊ ▷전남 228.5㏊ ▷충남 208.6㏊ ▷전북 164.0㏊ ▷경남 140.0㏊ 등 순 이다.

뜨거운 열기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가축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전국에서 폐사한 가축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381만2000여 마리를 훌쩍 뛰어넘은 543만9928마리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보험금만 약 241억원으로 추정됐다.

주간 폐사 가축 수는 지난달 넷째 주 21만9000 마리와 이달 첫째 주 24만9000 마리를 기록하다 이달 둘째 주는 11만6000 마리로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가축 종류별로는 닭이 505만9362마리로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오리24만2639마리, 메추리 11만6000마리, 돼지 2만1420마리, 관상조 500마리가 뒤따랐다. 소도 경북에서 7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폭염 대책으로 물이 부족한 지역에 스프링클러나 양수기 등 관수 시설을 설치하고, 국지적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난 충남과 전남에는 비상급수를 한다. 과수 피해 농가에는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탄산칼슘과 영양제 등을 지원하고, 품질이 낮은 생과(生果)는 가공용으로 수매하기로 했다. 일소 피해를 본 과일은빨리 제거·폐기토록 하고, 1㏊당 175만원의 재해복구비를 새로 지원한다.

축산 농가에는 축사용 냉방장비 시설 60억원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추가 예산 9억원 지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폭염에 대비해 비타민과 미네랄 등 가축 면역 보강 첨가제를 추가로 지원하고, 물 부족 농가에는 급수와 지붕 물 뿌리기 등도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특히 폭염 등 재해에 취약한 배추·무 등 노지채소를 대상으로 재해보험 품목을 늘리고, 일소 피해와 동상해는 특약에서 주계약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보험료율을 조정해 농가의 보험료 부담은 덜어준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정부·지자체·농협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폭염으로 인한 농업 분야 피해를 최소화하고, 농업인이 안정적으로 영농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폭염으로 배추, 무, 감자 등 일부 작물 가격이 평소의 2배 수준으로 뛰면서 수급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취임식 뒤 기자들을 만나 “전국적으로 사과 농장의 15% 가까이 피해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며 “가을철 추석을 앞두고 과수 수급 대책도 시급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배추는 서울 가락시장에 하루 500t가량이 출하돼야 정상이지만, 매일 100t가량 부족해 정부 비축분에서 100t을 방출 중”이라며 “무는 조기 출하를 유도해 큰문제 없이 수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감자는 농협이 비축한 물량 1만여t 가운데 일부를 시장에 내놓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무든 배추든 감자든 모두 가격이 평년보다 2배 정도로 유지돼 걱정”이라며 “폭염이 10일가량 지속하면 피해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우려돼 특단의 조치를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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