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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보다 더 흔들린 가치투자 펀드
주요 가치주 액티브펀드 코스피 연고점 이후 수익률 [자료=한국펀드평가]
-신영마라톤ㆍ한국밸류10년투자, 하락 국면 성과 코스피보다 부진
-‘가치주’ 주목할 외인ㆍ기관 수급 여건 부정적
-“‘저평가’ 외에는 믿을 지표 없어”…가치투자 운용사들 저평가주 매입 나서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대ㆍ내외 불안으로 인해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한 가운데,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운용되는 펀드상품들마저도 저조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아닌 종목에 투자한다’는 기본 운용전략에 따라 위기 때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연초 고점 이후 수익률은 시장 평균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1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의 대표상품인 ‘신영마라톤’ 펀드는 코스피가 연고점을 기록하던 지난 1월 29일 이후 13일까지 마이너스(-) 13.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가 13.5% 하락한 것보다도 저조한 성과다. 신영마라톤 펀드는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목표한 가격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긴 호흡을 갖고 기다리는 투자전략을 장기간 유지해 온 상품이다. 신영마라톤과 함께 대표적인 가치투자 펀드로 꼽히는 ‘한국밸류10년투자’(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성과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코스피 연고점 이후 13일까지 이 펀드는 13.1%의 손실을 기록, 코스피와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주요 가치주 액티브펀드 운용사 최근 지분율 변동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전문가들은 가치투자 펀드의 성과가 부진했던 배경으로 ‘큰손’들의 수급 여건이 양호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저평가 종목에 대한 선별 역량과 이를 장기간 보유할 체력을 갖춘 것은 주로 운용하는 자금의 규모가 큰 기관 및 외국인투자자들이다. 그러나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성장세가 정점을 지났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미ㆍ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유동성 긴축으로 인한 글로벌 증시 불안이 커지고 있어 기관ㆍ외국인들은 최근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를 키우고만 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저평가된 가치주는 시장이 횡보할 때 시장 대비 초과성과를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최근과 같은 시장 하락 초기 국면에는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자 하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가치주로의 수급 여건 역시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지금이 가치주 투자 적기라는 데 입을 모았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시장 전체가 흔들릴 때에는 ‘저평가’라는 투자 지표 외에는 의지할 데가 많지 않다”며 “증시, 업황이 좋지 않더라도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은 결국 제 값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영자산운용은 100개 종목에 대해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어 이들 종목에 대한 지분 변동 현황을 공시해야 하는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이 지난 7월 이후 지분을 늘린 것으로 확인된 종목은 20개에 달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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