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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푼이라도”…신한 vs MBK ING생명 줄다리기
신한 “해도 좋고, 안해도 그만”
비싸게 사면 주주 반발 불가피

MBK, 프리미엄 50%→25%로
이미 93% 투자회수...막판 승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ING생명보험을 두고 벌이는 신한지주와 MBK파트너스간 협상이 막판 가격 조정에 돌입했다. ‘안해도 그만’인 신한 편이 조금 더 느긋하지만, MBK도 투자금 대부분을 이미 회수했다는 점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MBK파트너스는 최근 ING생명 지분 59.15% 매매를 위한 재협상을 진행, 최종 가격과 직원 고용승계 등 세부안을 조율중이다.

MBK 측에서 제시한 가격은 2조4000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가가 4만원대 초반임을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25% 미만으로 잡은 수치다.

신한지주가 배타적 협상권까지 갖고 있었던 지난 4월만 해도 경영권 프리미엄은 50%가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전언이 사실이라면 신한이 발을 뺄 조짐까지 보이자 이 수치는 30%로 떨어졌고, 다시 20%대로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지주는 여전히 “무리한 인수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ING생명의 순익은 3400억원이다. 신한이 지난해 말 9%, 올해 상반기 11%의 ROE를 냈다는 점을 감안해 비슷한 효율을 적용해보면, 59.15% 지분 인수에 들일 수 있는 적정선은 2조1000억원 선이다. 최근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지만 표면이자율만 무려 연 5.875%다.

자본효율을 훼손하면서까지 인수하려면 주주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여기에 신한과 보험업계의 특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향후 신한이 ING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 추가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 생보 업황은 ‘회색빛’이다. 상반기 1800억원의 순익을 실현, 820억원의 중간배당까지 나선 ING도 1분기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달러보험의 ‘반짝’ 인기 덕분이라는게 시장 분석이다.

MBK가 이미 투자금 회수를 상당부분 이뤄냈고, 시간이 갈 수록 ING생명의 기업가치를 장담하기 어려운 점도 변수다. MBK는 지난 2013년 ING 지분 100%를 1조8400억원에 인수했다. 이미 배당과 기업공개로 93%가 넘는 1조7139억원을 회수했다. 지난 13일 4만1500원으로 마감했던 ING생명 주가는 14일 오전 10시 기준 3만6500원까지 내려서며 -12.05%의 등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신한이 ING생명을 품게 된다면 생보업계는 물론 금융지주사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올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과 KB금융 간 순익 격차는 1200억원도 채 안된다. ING생명을 더하면 신한은 1년간 내줬던 리딩금융 타이틀을 다시 쥐게 된다. 자산규모 기준으로 10위권에 머물렀던 신한생명(30조원)도 단숨에 5위권으로 올라올 수 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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