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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칼럼-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콜로세움의 휴식

  • 기사입력 2018-08-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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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콜로세움은 AD80년 경 플라비우스 왕조 때 세워진 것으로 정식 명칭이 ‘플라비우스 원형경기장’이었다. 비공식 이름인 콜로세움(Colosseum)이 우리에게 더 익숙한데, 이는 “네로 황제의 거대한 청동상(Colossus Neronis)과 명칭이 혼동되었다는 설과 ‘거대하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콜로살레(Colossale)와 어원이 같다는 설이 있는데, 중세에는 그 자체가 ‘거대한 건축물’이란 뜻(위키 백과)”으로 쓰였다. 콜로세움은 로마황제와 시민들이 글라디에이터(검투사)들의 목숨을 건 잔혹한 싸움을 구경하면서 광적인 쾌락을 즐기던 곳이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역사유적 1001’에 콜로세움이 들어 있다고 한다. 휴가기간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며 떠나간 친구가 알려준 것이다. 그는 지금쯤 둘레가 527m나 되는 거대한 4층짜리 원형 경기장의 건축술과, 도리아식 ·이오니아식 ·코린트식의 원주의 차이를 눈여겨보고 있을까. 콜로세움이 만들어진 역사적 혹은 정치적 배경을 가이드로부터 듣고 있을까. 황제의 엄지손가락이 올라가거나 내려가거나 혹은 관중들의 찬사나 야유에 따라 그곳에서 죽어 나가야했던 검투사들의 비극을 떠올리고 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초기 그리스도교를 박해하여 살해하거나 사자들이 신도들을 물어뜯던 영화의 명장면을 그 곳에서 겹쳐보고 있을 것이다.

사실 염천의 폭염아래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이 들끓는 그곳의 휴식을 부러워하지 않았다. 한데 점점 마음이 달라졌다. 수년 전에 본 매우 인상 깊은 그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작가 김미옥 씨의 ‘콜로세움 수영장’이라는 제목의 대작이었는데, 맑은 물이 반쯤 채워진 콜로세움 안에서 몇 사람이 조그맣고 한가하게 수영을 즐기는 풍경이었다. 검투사들의 칼도 사자의 피도 황제나 시민들의 광기어린 함성도 씻은 듯이 사라지고 없었다. 가끔씩 이 그림이 떠올랐던 이유는 장소의 기억을 강하게 흔들어놓은 작가의 대범한 의도와 시각적 기쁨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그림을 찾아보다가 동일 작가의 ‘콜로세움 요단강’이라는 작품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시간이 흘렀는지, 아! 수영하던 사람들조차 다 자취를 감춰버렸다. 오로지 요단강에서 흘러든 푸른 강물을 반쯤 품은 채 스스로 여유롭고 충만한 콜로세움이 눈앞에 고요히 나타났다.

지금쯤 친구는 콜로세움의 방사상 계단에 홀로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을까. 자신도 모르게 칼을 휘두르고 소리쳐야만 했던 검투사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에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을까. 휴가를 맞이하면 삶의 열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역사적인 장소나 물가를 찾아 쉬기도 하지만, ‘콜로세움 요단강’처럼 자신의 영혼과 조용히 마주하는 시간을 종종 갖게 마련이다. 진정한 휴가는 과거의 분쟁과 고통의 기억을 씻어내고 건강한 ‘새로세움’의 시간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삶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돌아보는 ‘중심세움’의 시간이기도 하다. 휴식을 아무 것도 안하는 쉼으로 여긴다면, 일터로 돌아갈 때 더 괴로운 심정에 빠질 것이다. 반면에 다시 일터로 돌아갈 때,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니까, 기쁘게 일할 수 있는 육체와 영혼의 상태를 쉼 없이 준비하는 것이 휴가의 진짜 의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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