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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광장-조성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옥탑방살이와 골목길 정책

  • 기사입력 2018-08-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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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의 시가화구역 중 약 삼분의 일이 구릉지에 분포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한국전쟁과 고도경제성장기에 서울의 인구가 급증(1951년 약 65만 명, 1992년 약 1100만 명)하면서 주거지화 됐다.

구릉지 대부분이 북한산 등 서울의 대표적 자연경관지 주변이라 자연경관 보호를 목적으로 도시계획상 제1종 주거지역, 자연경관지구, 최고고도지구 등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어 갈수록 불량주택지로 슬럼화가 심화되고 있다.

도로가 없이 좁다랗고 긴 계단을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거나 도로가 있더라도 급경사에 협소해 119 긴급구조의 접근이 지연되는 등 재난ㆍ사고에 취약한 지역이 적지 않다. 특히 고령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거주가 늘고 있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마침 유례가 없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때,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북구의 구릉지인 삼양동에서 옥탑방살이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폄하하고 있지만, 시장이 직접 현장을 살피고 다니기만 해도 긴장할 판에, 이를 넘어 민생현장의 한가운데에 직접 기거하면서 실태를 보고 들으면서 챙기는 데, 서울시의 어떤 간부가 관련 문제를 허투루 다룰 수 있겠는가 생각하면 박 시장의 이번 행보는 현장 민생행정의 새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벌써 울퉁불퉁한 도로를 보수하고, 도시가스가 공급이 안 되던 지역을 해소했다고도 하고,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목소리를 듣고 대안을 마련하는 건 사실 즐거운 일”이라는 박 시장의 마음가짐을 보도를 통해 보면서 이달 19일에 발표하겠다는 관련 종합대책의 내용이 벌써 기대가 된다. 특히 서울시가 지난 4년간 준비해서 올 3월에 발표한 ‘2030 서울생활권계획’의 내용을 뛰어넘는 해결책이나 실행계획이 제시될지 궁금하다.

2030 생활권계획이 도시 공간, 산업ㆍ일자리, 주거(정비), 교통, 환경ㆍ안전, 역사ㆍ문화ㆍ관광, 복지ㆍ교육 등 전반에 걸쳐 치밀하고 섬세하게 다룬 계획이라, 시장이 이를 현장에서 계획의 당부(當否)를 확인하고 실행방안을 더욱 정교하게 구체화하는 것만으로도 서울의 발전에 큰 의미가 있을 게다.

이와 관련 서울시가 최근 구릉지와 관련된 주거정책 중의 하나로 앞으로 폭 4m 이하의 좁은 골목길에도 건물 신축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번에 현장에서 그 정책의 타당성 여부를 한 번 더 살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참고로 2000년대 초부터 본격화된 일본의 도시재생은 그 목표가 ‘국제경쟁력의 향상, 지역의 활성화, 방재성(防災性)의 향상’으로 요약된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고도경제성장기에 도로 등 도시기반시설이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계획적으로 조성된 밀집시가지는 우리의 불량노후주택지역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데, 일본은 이들 밀집시가지를 후대에 그대로 물려주어서는 안 될 ‘20세기의 마이너스 유산’으로 규정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이의 해소에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테면 좁은 도로 등 재해에 취약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규정 폭 이상의 도로와 공원을 확보해 화재확산 차단 및 구조ㆍ구난, 소방 활동을 위한 공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토지구획정리사업 등 정비사업도 다양하게 시행하고 있고 중앙정부도 매년 1조 엔이 넘는 방재ㆍ안전교부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달리 서울은 소형소방차도 못 들어가는 좁은 골목길을 사람들의 이야기,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의 거실’이자 도시가 자라나는 ‘실핏줄’로 인식해 이를 ‘역사문화자원으로 보존’하려 하고 있다.

그 인식과 정책의 간극이 일본과는 하늘과 땅처럼 크다. 이로 인한 수혜의 차이는 결국 시간이 알려주겠지만, 그럼에도 급박할 때 생명줄이 될 도로를 꾸준히 만드는 정책을 버리고 구릉지의 좁다란 골목길까지 주거 밀도를 높이려는 서울시 정책의 타당성 여부는 이번 기회에 되짚어 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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