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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국장 면세점 ‘소비 창출 vs 제로섬’
정부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면세점 업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 면세구역 모습.
文대통령 “도입 검토”…설치 급물살
“해외소비 年1500억 국내유도” 찬성
“이미 포화…입국인도장 대안” 반대
관련업계 촉각 속 찬반의견 ‘팽팽’

문재인 대통령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를 주문하면서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외 면세점 이용금액이 국내로 반입되면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반면 현재 면세점 업계가 포화 상태인데다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출국장 면세점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국 제로섬 게임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면서 시장 상황에 맞지 않다는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입국장의 혼잡 등 부작용 대응 방안까지 포함해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검토해주기 바란다”며 “해외여행 30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도 입국장 면세점이 없어서 (관광객들이) 시내나 공항 면세점에서 산 상품을 여행 기간 내내 휴대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국장 면세점은 해외에서 출발한 내ㆍ외국인이 국내 공항에 도착해 면세 물품을 살 수 있는 곳이다. 현재 내ㆍ외국인이 해외로 나갈 경우에만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

▶해외 면세점 소비 국내 유도…연 1500억원 규모=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해외 여행을 하는 국민의 불편을 덜고 해외 소비 일부를 국내 소비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면 지금까지 휴대가 어려워 사지 못했던 가전제품 등 부피가 큰 제품의 판매도 늘어날 수 있다. 또 국내 소비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국내 신규 소비를 창출하는 경기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한국인 여행객이 해외 면세점에서 소비하는 외화를 연간 1500억원 가량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면세점 운영에 필요한 일자리 수백 개도 신규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면세점업계에서도 중소중견면세점들은 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관계부처는 중견ㆍ중소기업들에게 혜택이 많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라”고 방향을 제시해준 만큼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중견중소 면세사업자들에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중견면세점 관계자는 “대기업과 경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임대료만 안비싸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며 “관세청은 관리 애로, 항공사는 매출 하락을 이유로 반대하지만 중견중소 면세업자 입장에선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출국장 면세점 매출 감소, 결국 제로섬…인도장 등 필요=대기업 면세점 업체들은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크게 봐서는 제로섬 게임에 그칠 것이라며 출국장 면세점 구매 제품을 입국할 때 받을 수 있는 인도장 설치가 국민 편의를 높이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이지만 중국 관광객 감소 등 국내 면세점의 수익성이 감소한 상황에서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출국장 면세점의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크게 보면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 소비가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차라리 면세점 구매 한도를 지금보다 높이고, 입국장에는 면세점보다는 물건을 찾는 인도장을 만드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관세청이 외국인 관광객수를 부풀려 특허권을 남발해 이미 포화가 된 면세점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들어올 경우 또 수익을 나눌 수 밖에 없는 사태가 올 것”이라고 했다.

중견중소업체 중심의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견중소 면세점 업체는 해외 브랜드 유치나 운영 능력이 높지 않아 내국인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물품을 선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 임대료를 받는 인천공항에만 도움이 될 뿐”이라고 했다.

박세환ㆍ이혜미ㆍ박로명 기자/gr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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