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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도화율’로 기초체력 높이는 정유업계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완공한 SDA공정 전경 [제공=현대오일뱅크]
- 현대오일뱅크 고도화율 40.6%로 업계1위…정유사 대부분 30%대 이상
- “정유 부문 고도화가 사업 다각화의 기초”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정유업계가 일일 정제능력 극대화를 위한 고도화비율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정유사들이 석유화학ㆍ윤활유사업 등 비정유부문에 투자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는 한편 정유사로서의 기초체력을 키워 유가 변동폭이 심한 상황이나 정제마진 축소에도 대비한다는 복안이다.

국내 정유사로서 고도화율에 가장 높은 관심을 쏟고 있는 곳은 현대오일뱅크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09년부터 10년간 정유분야에 4조7000억원을 투자하며 지속적으로 고도화율 제고에 힘써 왔다. 이는 석유화학분야 투자액 5조7000억여원에 버금가는 규모로 정유사들의 최근 ‘투자 트렌드’가 비정유 분야임을 감안할 때 두드러지는 금액이다.

최근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설비 공정의 일종인 SDA(Solvent De-Asphalting) 공정을 완공했다고 발표했다.

신설된 SDA는 잔사유에 프로판, 부탄, 펜탄 등 용매를 혼합해 아스팔텐 성분을 제거한 DAO(De-Asphalted Oil)를 생산하며, 일일 생산능력 8만 배럴 규모다. 추출된 DAO는 고도화설비에 투입돼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SDA에는 2400억원 가량이 투자됐으며, 이를 포함해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분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부터 8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앞서 제2고도화 공정에 2조4500억원, 제2공장 리뱀프(공정개선)에 3000억원, 제1공장 리뱀프에 2500억원 가량도 투자됐다.

내달 중순께 증설작업이 완료되면 일일 정제능력은 56만배럴(현대케미칼 3만배럴 포함)에서 65만배럴로, 고도화설비 용량은 하루 16만5000배럴에서 21만1000배럴까지 늘어난다. 고도화설비 용량과 단순정제능력 간 비율을 나타내는 고도화율은 40.6%까지 올라 국내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2위와의 격차를 벌리게 된다.

GS칼텍스는 국내 정유사 가운데 최대 규모의 고도화 처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일 고도화설비 용량은 27만4000배럴로, 고도화율은 34.7%에 달한다.

GS칼텍스 또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제3중질유 분해시설에 2조6000억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제4중질유분해시설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고도화 설비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08년 21%였던 고도화율이 30%대 중반으로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S-OIL도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잔사유고도화(RUC) 프로젝트 등이 올해 하반기 성공적으로 가동되면 지난해말 기준 22.1%였던 고도화율이 30%대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일 111만5000배럴로 국내 최대 정제능력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도 꾸준한 정기보수 등을 통해 고도화율을 29.2%까지 높였다.

업계에서는 고도화율 제고가 정유사로서의 핵심 역량을 다지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때 정유사 영업이익의 50%까지 치고 올라왔던 비정유 부문 비중이 올해 들어 30%대까지 주춤하면서 ‘본업’인 정유 사업에도 관심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입장에서 신사업인 석유화학이나 윤활유 사업도 정유업의 부산물로부터 진행되는 것”이라며 “정유사업이 기반이 돼야 사업 전체가 고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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