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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주 소독 5% 불과…폭염 한풀 꺾였지만 식중독 주의보
하루 1회 이상, 끓는 물에 10분 이상 삶는 등 위생 수칙에 맞춰 행주를 관리한다는 사용자가 5%에 불과했다. 오염된 행주는 식중독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살균ㆍ소독이 필수다. [헤럴드경제DB]
-최근 여론조사…“행주, 용도별 사용” 11%
-응답자 절반 “세균 있는 행주 물로만 세척”
-“오염된 행주, 식중독 원인…꼭 살균ㆍ소독”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열대야 현상이 그쳤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덥다. 이런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각종 세균 등에 의한 식중독 위험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 두루 쓰이는 행주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행주를 빨아서 제대로 관리하는 사람은 5%에 불과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여론조사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최근 서울, 부산 등 17개 시ㆍ도에 거주하는 20~50대 행주 사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행주를 빨아 쓰는 등 관리 수칙에 맞춰 위생적으로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5.4%(27명)에 그쳤다. 

▶“행주, 용도별로 사용” 11% 불과=설문조사 응답자 대부분은 식탁을 닦고, 주방 기구를 청소하는 등 행주를 여러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다. 행주의 용도로 응답자들은 ‘식사 전후 식탁을 닦는다(76.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주방 기구 청소(57.6%) ▷설거지 후 식기ㆍ조리기구 물기 훔치기(44.4%) ▷조리 시 손을 닦는 용도(31.8%) ▷음식 재료의 피ㆍ수분 제거(17.2%) ▷먼지 제거 등 청소(20.6%ㆍ이상 중복 응답)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행주를 용도별로 구분해 사용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 꼴이었고(11%), 조리, 청소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주방에서 한 장의 행주만 사용하는 사람이 62.6%나 됐다.

오염된 행주를 반복해서 사용하면 깨끗한 조리 도구나 주방 기구도 행주의 오염균에 노출될 수 있다. 오염된 행주의 세균 중 약 5~10% 정도가 도마, 칼 등 다른 도구에 교차 오염을 일으킨다.

최근 미국미생물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를 보면 한 달간 사용한 행주 100개를 분석했을 때 49개의 행주에서 심각한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장균(36.7%), 장구균(30.6%) 등의 세균이 발견됐다. 행주를 다용도로 사용하거나 축축한 상태로 사용하면 유해 세균의 양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행주가 세균의 온상이 될 수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젖은 행주를 상온에 방치하면 6시간 뒤 유해 세균이 증식을 시작. 12시간 후에는 그 수가 백만배 가량 늘어난다. 하지만 응답자 10명 중 8명(82.2%)은 행주를 젖은 채 사용했고, 7명(70.2%)은 사용이나 세척 후 별도 건조 없이 습도가 높아 세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수 있는 수도꼭지나 싱크대에서 행주를 보관했다.

행주에 대한 세척과 소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평소 행주를 물로만 씻는다는 사람이 절반이나 됐다. 물로 헹구는 사용자의 다수가 물로 헹구면 깨끗해진다고 생각했으나, 실제 행주는 물로 3회 이상 헹궈도 대부분의 균이 남아 있어 충분한 관리가 되지 않는다.

행주를 소독하거나 세척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행주의 세균 감염을 막을 수 있는 ▷하루 1회 이상ㆍ끓는 물에 10분 이상 삶기 ▷물에 충분히 담구어 전자레인지로 8분 이상 소독 ▷세제(락스)에 30분 이상 담그기 등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기준을 실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행주를 삶는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19.6%(98명)였다. 그러나 대부분은 장구균, 녹농균 등의 제거에 부족한 10분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행주를 삶았다. 행주를 1일 1회 10분 이상 삶는 사람은 500명 중 7명이었고, 전자레인지에 8분 이상 소독하는 사람(1명)과 세제에 30분 정도 담그는 사람(19명)을 합쳐도 전체 응답자의 5.4%(27명)에 불과했다. 

평소 행주 소독 관리 방법ㆍ실태. [자료=마크로밀엠브레인]
▶”식중독의 25%, 행주 등 조리 기구에서 2차 감염돼 발생”=
행주 관리는 잘 이루어 지고 있지 않았던 반면 행주 위생 상태에 대한 걱정은 아주 컸다. 응답자의 85.6%(428명)는 행주의 위생을 의심해 본 적이 있었다. 이들은 세균, 곰팡이에 대한 우려(50.7%ㆍ217명)와 세균 번식이 쉬운 젖은 상태로 보관하는 것에도 걱정(32%ㆍ137명)이 컸다.

응답자 10명 중 8명(77.8%ㆍ333명)은 오염된 행주가 가족 건강을 위협할 것으로 생각했으며, 특히 식중독이나 배탈 등을 우려하는 사람(65.2%ㆍ217명)이 가장 많았다.

주방 위생에 대한 우려는 크지만, 가사 부담, 시간 부족 등으로 소독이나 청소 등을 직접 실천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행주 관리를 대부분 주부가 맡고 있었으며(96.2%), 매일 소독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시간이 없고 번거로워 이를 실천하지 못한다는 응답자가 절반(53.6%)이 넘었다. 빠는 것 외에 관리법을 모른다는 응답자(11.6%)도 있었다. 얼룩, 냄새, 보관 장소 등을 고민하는 비율도 높았다.

행주 외에 다른 주방 위생 기구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행주와 마찬가지로 교차 오염의 위험이 높은 칼, 도마 등 주방 기구를 아예 관리하지 않는 사람이 3명 중 1명꼴(33.4%, 167명)이었다. 청소 외에 소독 등 주방 기구를 별도로 관리하는 사람은 15.8%(79명)에 불과했다.

특히 행주와 마찬가지로 젖은 상태로 여러 식기에 사용하여 세균 번식이 쉬운 수세미 역시 물로만 씻는 사람이 79.2%(396명)나 됐다. 더러워지거나 냄새가 날 때 교체(21.8%ㆍ109명)하거나 2~3개월 간격으로 드문드문 교체(41%ㆍ205명)하는 등 주기적 위생 관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러 번 사용한 행주에서는 식중독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많은 세균이 서식한다”며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보면 실제 식중독의 약 25%는 조리 기구에서 균이 옮겨져 2차 감염이 생겨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용도에 따라 행주를 분리해 사용하고, 물로는 여러 번 헹궈도 세균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 끓는 물에 10분 이상 삶는 등의 살균 소독이 필수”라며 “여러 장의 행주를 위생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면, 몇 번 빨아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행주나 타올을 사용하는 것도 권한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위생적 행주 관리를 위한 수칙>

▶용도별(조리, 주방 청소, 식기용 등)로 분리ㆍ사용

▶하루 한 번 100도에서 10분 이상 삶거나, 물에 충분히 적셔 전자레인지에 8분 이상 가열하거나, 락스(세제)에 30분 이상 담근 후 세척ㆍ살균

▶여러 번 사용 시 2차 감염 막기 위해 자주 씻고 소독

▶사용 후 젖은 채 두지 않고 반드시 건조ㆍ사용

▶세척ㆍ소독 어려우면 다용도로 사용 후 삶지 않고 버릴 수 있는 빨아 쓰는 행주 타올 사용

[도움말:한국보건산업진흥원ㆍ을지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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