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1인 미디어 전성시대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각광받는 가운데 일부 크리에이터들은 새로운 문화권력으로서의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유튜브에서 개인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을 뜻한다. 유튜브의 힘을 보여주듯 인기 크리에이터 수는 날로 급증하고 있다.

17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구독자가 10만명 이상을 거느리는 크리에이터는 지난 2015년 367개에서 지난해 1275개로 불과 2년 동안 4배 가까이 늘었다.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한 크리에이터도 100개가 넘는다.

개인 유튜브 채널 주제는 게임, 음악, 요리부터 키즈 전문 채널까지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영상을 올리는 작업 외엔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지 않는 유튜브 특성상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높아 누구나 쉽게 ‘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급증한 유튜브 사용자 수도 영향을 미쳤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6월 유튜브 월 이용자 수가 25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이용자가 200만명 이상 늘어난 수치이자 역대 최고치다. 반면 같은 기간 네이버TV 이용자는 390만명,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는 350만명으로, 각각 20만명, 10만명 감소했다.

유튜브 이용 연령층도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20대에 머물렀던 주이용자층이 지금은 40~50대 이상으로 넓어져 50대 이상 이용자가 700만명에 이른다. 1년전과 비교하면 180만명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는 국내 유튜브 이용자 2500만명 가운데 30%에 달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인기 크리에이터는 영상에 붙는 광고로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지난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게임 전문 크리에이터인 ‘도티’와 ‘대도서관’은 각각 15억9000만원, 9억3000만원의 광고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실험 영상을 선보이는 크리에이터 ‘허팝’은 12억30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들은 단순한 재미와 흥미를 넘어 다양한 컨텐츠로 콘텐츠산업은 물론, 사회적인 영향력까지 행사하고 있는 추세다. 그들의 행동이나 말투가 10대 사이에서 유행이 되기도 하고 이들이 착용한 의상이나 악세사리가 완판되기도 한다. 구독자 150만명을 거느리는 뷰티 전문 크리에이터 ‘이사배’가 대표적이다. 신개념 먹방으로 인기를 끄는 크리에이터 ‘벤쯔’ 등 일부 유명 크리에이터들은 지상파나 종편에 진출해 연예인보다 더 유명한 연예인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개그맨 정유미, 걸그룹 에이핑크의 윤보미, 개그맨 김기수 등 연예인들도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는 등 유튜브에선 연예인과 일반인의 경계선도 허물어지고 있다.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초등학생들 사이에선 장래희망 1순위로 크리에이터가 꼽힐 정도다. 크리에이터 도티는 지난해 연말의 한 초등학생 설문조사에서 ‘초등학생이 닮고 싶어 하는 인물’ 공동 1위로 피겨 선수 김연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크리에이터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아 업무적으로 쉽지 않은 면이 있었지만 요즘엔 누구나 크리에이터를 꿈꿀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직업이 되어 일하는데 훨씬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re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