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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걀 대신 약콩…식물성은 거부못할 트렌드”

  • 기사입력 2018-08-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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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플랜잇은 국내산 약콩으로 달걀을 대체한 100% 순식물성 마요네즈를 개발, 죄책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마요네즈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더플랜잇’ 양재식 대표 
식물성 마요네즈 ‘잇츠 베러 마요’ 인기몰이
“우리 미션은 글로벌 영양 불균형 해결”


지난 여름 대한민국은 ‘에그 포비아’에 휩싸였다. 살충제 달걀 사태로 ‘안심 먹거리’는 구멍이 뚫렸다. 친환경 인증 제도는 신뢰를 잃었고, 공장식 사육의 부작용은 뒤늦게 공론화됐다.

한국인의 밥상은 위태로웠다. 달걀을 활용한 요리가 유달리 많았던 탓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식품들도 안심할 수 없었다. 달걀이 들어간 가공식품은 원재료의 생산과정이 투명하지 않아 소비자를 불안하게 했다. 달걀 대체 식품이 주목받을 수 밖에 없었던 ‘필연적’ 이유였다. 이 무렵 달걀을 넣지 않은 식물성 마요네즈에 대한 입소문이 퍼졌다.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하는 식품은 거부할 수 없는 메가 트렌드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인터넷이나 모바일 사용과 같은 거예요. 우리가 아무리 인터넷을 하지 않으려 해도 모든 환경이 인터넷 기반으로 바뀌었잖아요. 이제는 거부한다 해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환경이 된 거죠.”

전 세계 식품업계의 흐름도 진작에 달라졌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기존의 식량 생산 방식을 바꾸는 산업이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방식’이 아니라면 인류와 지구가 현재의 식품 소비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대체 식품 스타트업의 성장 동력이 됐다.

“‘난 무조건 고기만 먹겠다’고 다짐을 한다 해도, 세상이 달라지고 있어요. 이미 중국과 유럽에서 육류세가 도입될 예정이고요. 조류독감과 구제역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어요. 동물성 식품들은 이제 지속가능하지 않고 영원하지 않게 된 거죠.”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양재식 대표는 지난해 마지막 학기를 남기고 푸드테크 스타트업 ‘더플랜잇’(The PlantEat)을 창업했다. 더플랜잇은 계란, 우류, 육류 등 동물성 원료를 식물성 원료로 대체해 식품을 생산한다. 그는 “가능성과 타이밍을 봤다”고 말했다. “이 거부할 수 없는 트렌드의 최선봉에 설 수 있는 사람은 연구자라고 생각했어요.” 같은 해 7월 창업 넉 달 만에 순식물성 마요네즈인 ‘잇츠 베러 마요’(Eat’s Better mayo, 출시 당시 제품명 ‘콩으로마요’)가 등장했다.

최근 경기도 수원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연구실에서 양재식 대표를 만나 ‘더플랜잇’의 이야기를 들었다.

달걀 대신 쥐눈이콩…
죄책감 없는 마요네즈의 탄생


“여러 공장식 축산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양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현재와 같은 달걀의 생산과 유통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이를 대체하기 위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순식물성 마요네즈를 만들기 위한 첫 단계는 달걀 대체 식품을 찾는 것이었다.

“사실 마요네즈의 맛을 내는 것은 달걀이 아니에요. 마요네즈를 만들 때에 쓰는 달걀 노른자는 식초와 기름을 하나로 어우러지게 만드는 역할을 해요.” 동물성 단백질의 유화라는 성질이다. 양 대표와 연구팀은 달걀이 가진 이 성질을 대두와 약콩(국내산, 쥐눈이콩)이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양 대표는 박사 과정 시절 ‘약콩 두유’를 개발, 국내 약콩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이기원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박사 과정을 밟을 당시부터 창업을 위한 순식물성 대체 식품 연구를 진행했고, 약콩 연구도 그 일환이었다.

양 대표는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과 구조가 달라 유화라는 성질이 있지만 강력하지 않다”며 “동물성만큼 강력하게 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성시켜 새로운 조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체 원재료의 개발이 연구의 끝은 아니었다. 상품 개발 단계에서 원칙은 또 있었다. 순식물성일 것, 액상과당을 넣지 않는 것, 인공 합성 보존제를 넣지 않는 것이다.

이 원칙에 맞춰 태어난 것이 바로 ‘잇츠 베러 마요’다. 잇츠 베러 마요는 기존 마요네즈와 달리 백설탕 대신 유기농 황설탕을, 액상과당 대신 조청을 넣었다. 달걀이 들어가지 않아 콜레스테롤은 0%로 떨어졌고, 기존 마요네즈보다 4분의 1 가량 칼로리도 낮췄다. 당과 나트륨 함량은 줄었고, 대신 단백질(2g)과 식이섬유(1g) 함량은 높였다.

기존 마요네즈를 섭취하는 고객들이 죄책감 없이 맛볼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발휘했다. 게다가 여러 콩 중에서도 건강 기능성이 가장 뛰어난 약콩을 넣어 보다 건강한 마요네즈로 탈바꿈했다.


“우리의 목표는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


더플랜잇은 순식물성 식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그들의 고객층은 ‘채식주의자’로 한정돼있진 않다.

“더플랜잇이 만드는 식품은 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고객이에요. 특히 육식을 좋아하나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타깃으로 해요. 종교, 건강, 가치관 때문에 육식을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이에요. 한 명의 채식주의자를 만드는 것보다, 100명이 콩으로 만든 마요네즈를 먹는 것이 환경적으로 효과적이고 접근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들의 입맛에 맞는 순식물성 대체 식품을 만들어야 하죠.”

사실 양 대표가 대체 식품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됐던 것은 생명과학을 전공한 학부 시절부터 박사 과정에 이르는 동안 육식 위주의 식습관이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깊이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선진국은 육류를 너무 많이 먹어 소위 현대병이라고 불리는 비만, 당뇨, 고혈압, 암의 문제가 극심하죠. 반면 저개발 국가에선 소에게 먹일 곡류를 생산하다 사람을 먹일 게 없어 기아 문제에 허덕이고요.” 축산업으로 인한 환경 문제는 전 지구의 고민이 됐다. “육류 생산과 소비를 줄이면서 선진국의 비만과 당뇨를 해결하고, 저개발 국가의 기아 문제와 지구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동물성 식단에서 얻어오던 지방과 단백질을 식물성 식품으로 대체하는 거예요.”

문제의식을 절감해 뛰어든 것이 어느덧 1년 4개월. 이미 성과가 좋다. 최근엔 업계 최초로 영국채식협회(Vegetarian Society)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이제 더플랜잇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마요네즈 생산량은 매달 2000개에 그쳤으나, 현재 7000개로 대폭 늘렸다.

“더 플랜잇은 글로벌 영양 불균형을 해결하는 것을 미션으로 세우고 있어요. 실제로 그 미션이 완수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예요. 마요네즈는 첫 걸음이었어요.”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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