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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그 많은 고용안정자금 다 어디가고 분배 악화라니…
역대 최악 수준의 가계소득 양극화가 반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통계청의 2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는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더 이상의 논란은 불필요하다’는 점을 웅변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들어 계속되는 분배악화 지표는 아이러니 그 자체다. 2분기 전체 가구 명목소득은 월평균 453만1000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2% 증가했다. 2014년 1분기(5.0%)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치다. 하지만 최하위 계층인 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32만5000원으로 오히려 작년 동기보다 7.6% 줄었다. 반면에 최상위 계층인 5분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913만4900원으로 10.3% 올랐다. 둘 다 쌍방향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감소와 증가다. 늘어난 소득만큼도 모자라 가난한 이들의 소득 일부까지 부자들에게 흘러갔다는 얘기다.

그러니 분배지표의 악화는 당연한 결과다. 상위 20%(5분위) 가계의 소득을 하위 20%(1분위) 가계의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2인 이상 가구)은 5.23배로 작년2분기(4.73배)에 비해 0.50배 높아졌다. 10년 만에 최고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이다.

원인은 인구 고령화와 고용부진이다. 정부도 그렇게 분석한다. 1분위 내 70대 이상 가구주의 비율이 35.5%에서 41.2%로 늘었으니 고령화가 요인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임시 일용직과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감소가 고용부진의 주요 원인이란 점이다. 바로 최저임금 과속인상의 후폭풍이다.

소득주도 성장의 뿌리는 임금주도 성장이다.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득(임금)을 높여 내수를 활성화하고 이를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이려는 시도는 영세 사업자의 생산비용만 높여 실업자만 양산했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간 쏟아부은 일자리 예산이 무려 54조원이다. 내년에도 22조원이나 책정됐다. 최저임금 지원용 일자리안정자금만해도 매년 3조원 이상이 풀린다. 이 돈이 다 어디로 가고 저임금 근로자들의 배만 더 고파졌는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대기업 수출 주도형 경제를 혁신하고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이뤄 정치에 이어 경제에서도 ‘박정희 시대’를 끝내자는 진보 정권의 포부를 탓할 수는 없다. 낙수효과도 사라진 마당에 필요한 일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만큼 부작용이 심각하다면 사상 유례없는 경제 실험은 접어야 한다. 더 이상 참고 기다리라는 건 독선과 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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