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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감·협력의 인간, 원숭이와 다른 원초적 이유

  • 기사입력 2018-08-2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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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리품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은 따라서 ‘물질’의 평등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존중의 평등에 관한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신보다 덜 받아서 단순히 실망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분함을 느끼는 것이다.”(‘도덕의 기원’에서)
침팬지 먹이 나누기보다 독점욕구 강해
3세 아동, 협동 통해 서로 만족하며 분배
인류-유인원 갈라지는 지점 ‘공동 도덕’
옳고 그름에 대한 문화적 정체성 동원


#손이 닿지 않는 받침대에 먹이가 놓여있다. 두 침팬지는 받침대에 연결된 줄의 양쪽 끝을 동시에 잡아당겨야만 그 위에 있는 먹이를 얻을 수 있다. 먹이 더미를 양쪽에 있는 각 개체의 앞에 놓아두면 두 마리는 성공적으로 동시에 줄을 당겨 먹이를 얻었다. 하지만 받침대 중간에 먹이 더미를 하나만 놓아두면, 그걸 잡아당겼을 때 종종 서열 높은 개체가 먹이를 전부 독점했다. 서열 낮은 침팬지는 다음에 협동적 노력을 기울일 동기가 사라졌고, 그 결과, 시도를 할수록 협력이 깨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회문화적으로 학습화되지 않은 3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아이들은 받침대 한가운데에 먹을거리 더미가 하나만 놓여 있든 어떻든 늘 성공적으로 협동했다. 아이들은 결국 서로 만족하는 방식으로 분배를 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거의 언제나 그렇게 했다.

두 연구 결과는 인간과 다른 유인원 종과의 미묘한 간극을 보여준다.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인 마이클 토마셀로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장은 대형 유인원과 사회성이 발달하기 이전의 1~3세 아동을 비교하는 광범위한 실험을 통해, 인간은 왜 도덕을 만들어냈는지, 이것이 진화에서 왜 기적같은 일인지 저서 ‘도덕의 기원’에 담아냈다.

도덕의 원초적인 모습은 공감이다. 친족과 친구에 대한 특별한 공감으로 애정과 헌신이 바탕을 이룬다. 이는 대형 유인원에게도 발견된다. 인류와 유인원이 갈라지는 지점은 공동 도덕이다.

이를 촉발한 건 생태적인 변화였다. 약 20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호모 속이 등장했을 때는 빙하 건조기였다. 공간이 넓어지면서 원숭이는 사방으로 퍼졌다, 인간은 이들 원숭이와 자원을 놓고 경쟁해야 했고 결국 초기 인류가 좋아하는 과일 같은 먹이가 부족해진다. 새로운 선택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 때 개인들이 연합해 다른 동물들이 죽인 짐승 사체를 먹는 것이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로 떠오른다. 약 40만년 전 하이델베르겐시스 시점에선 큰 사냥감을 사냥하려는 적극적인 시도를 하게 된다. 다른 유인원들은 주로 혼자 노력해서 대부분의 영양분을 얻은 반면, 이들은 먹이의 대부분을 주로 협동적 노력을 통해 얻었다. 굶어죽지 않으려면 협동 외의 다른 방법이 없었다. 결국 인간 개인들은 다른 유인원들에 비해 한층 더 긴급하고 전반적으로 상호 의존했다.

상호 의존 논리는 개인들에게 협업 바깥에서도 잠재적 파트너를 도울 것을 요구했다. 가령 파트너가 오늘 밤 굶주린다면 파트너가 내일의 일을 위해 건강을 유지하도록 먹을 거리를 주어야 한다,

상호의존성에서는 파트너의 선택과 규제가 중요한 사안으로 등장하는데, 공동헌신을 하지 못하는 상대에게는 제재가 가해지게 된다.

15만년 전 호모사피엔스의 등장과 더불어 나타난 인구학적 변화는 좀 더 높은 도덕적 수준으로 진화를 요구하게 된다. 즉 더 크고 응집적이며 부족적으로 구조화된 문화 집단속에서 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뚜렷한 집단 중심적 사고로 이어졌다.

개인들은 집단이 자신에게 의존하기 보다 자신이 집단에 더 의존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집단에 순응했다.

이는 집단내 결속을 가져온 동시에 외부 집단에 대한 배타적, 비협조적 행동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현대 인류는 자원과 영역을 놓고 경쟁·충돌하는 상황으로 발전한다.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는데는 문화적 정체성이 동원됐다. ‘옳고 그름’의 규범, ‘정의의 도덕’이 등장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류는 상호이익을 위한 개인간 도덕 뿐 아니라 공동체의 성원으로 개인들을 묶는 집단 중심적인 ‘객관적’도덕을 갖게 된다.

이 책 ‘도덕의 기원’은 토마셀로가 2014년에 펴낸 ‘생각의 기원’의 자매판이다. 둘은 인간의 사회적 삶의 진화에서 중요한 연쇄적 2단계를 다룬다. 전작이 불가피한 상호의존적 상황에서 협력이 탄생한 과정을 보여줬다면, ‘도덕의 기원’은 같은 시기에 인간이 공동 지향성에서 집단 지향성으로 나아가며, 인간특유의 도덕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분배와 평등에 대한 초기인류의 모습이다. 이는 1~3세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확인되는데, 공동 지향성 활동을 할 때 아이들은 자신과 파트너 모두 전리품의 동등한 몫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느꼈다. 흔히 역사적으로 보면 인간사회는 불평등이 늘 존재해왔고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모든 개인은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평등사상은 계몽주의 시대에 이르러 생겨난 것으로 얘기되지만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에 따르면 현생 인류는 평등했다.

인간이 도덕을 만들어낸 긴 자연사를 마무리하며 저자가 쓴 마지막 문장은 여운을 남긴다.

“우리가 도덕적인 것은 기적이며, 우리가 꼭 이런 모습이었어야 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도덕이 우리 인간 종과 우리의 문화, 우리 자신들에게 어쨌든 좋은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에 그저 감탄하고 축하해야 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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