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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꽃이 핀다(이상현 지음, 월간문학)=“동아시아 허리 잘린 빙토에/밤하늘 꽃이 핀다//깊은 보조개로 피어난 웃음/꽃별 되어/정갈한 강물로 내려와//모든 생명 목마름 적셔줄/맑고 시원한 생명수 되기를”
이상현 시인의 시집 ’밤하늘에 꽃이 핀다‘의 표제시다. 시인은 하늘의 별이 웃음으로 꽃으로 얼어 있는 땅으로 내려와 생명의 땅으로 바뀌는 꿈을 꾼다. 이 시집은 겨레 사랑과 통일을 갈망하는 시인의 첫 시집 ‘미소 짓는 씨올’이후 11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시집이다. 시편들은 겨울이야기가 많다. 그만큼 봄을 향한 간절함이 크다. 그렇다고 겨울을 피하는 건 아니다. ‘겨울바다는 차갑지 않아/시린 가슴 따스하게 해주니’, ‘밤새 깃 세운 파도 휩쓸고 간/첫새벽 겨울 해변/무수한 첫걸음마 탄생지’ ’가장 여문 별빛/눈 녹는소리’ 등 겨울이 품은 것들을 헤아리고 깊이 공감하는 마음이 시인의 겨울시편의 특징이다. 시편들은 또한 추억의 앨범을 넘기듯 정감이 가득하다. 순진무구하던 문경 산골 소년이 소년이 머리가 희끗해진 나이가 되기까지 꿈과 사랑, 생의 희열과 눈물을 맑은 시어로 피워냈다.

▶페터 비에리의 교양수업(페터 비에리 지음, 문항심 옮김,은행나무)=과거 ’교양‘은 글을 읽고 쓰는 것과 동일시됐다. 글을 읽고 쓴다는 건, 자기 생각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로 잘 알려진 독일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페터 비에리는 교양이란 무엇인지 명료한 문장으로 들려준다. 그에 따르면 교양은 교육에 의해 이뤄지는 게 아니다. 교육이 쓰임의 목적을 갖고 타인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면, 교양은 오직 자신을 위해 혼자의 힘으로 쌓는 것이다. 특정한 방식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의식과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교양이다. 그렇다면 교양은 어떻게 쌓는 걸까? 비에리는 공부의 뒤꽁무니를 허덕대며 쫒아가는 건 참된 배움이 아니라고 말한다. 탐구하고자 하는 것들의 대략적인 지도를 그리고 나서 그 중 어느 지역을 더 깊게 배울 것인지 알아가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교양인이 되는 비법이다. 이를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알아가게 된다. 왜 교양인이 돼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눈길을 끈다. 비에리는 이 험한 세상에서 희생당하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살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특히 자신의 미완성성과 부실함을 여유로운 자세로 받아들임으로써 자유로움과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심장은 마지막 순간에(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희용 옮김, 위즈덤하우스)=매해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신작 소설. 애트우드는 캐나다 문학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대표적인 작가이자 캐나다 최초의 페미니즘 작가이기도 하다. 환경, 인권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다뤄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페미니즘, 가족의 붕괴, 빈곤, 통제 사회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담아냈다. 경제의 몰락으로 약탈과 강간, 살인이 판을 치는 근미래의 미국이 배경이다. 젊은 부부 스탠과 샤메인은 일자리를 잃고 집도 없이 자동차에서 불안정하고 위험한 삶을 살아간다, 그들은 어느 날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포지트론 프로젝트‘ 광고를 본 후 이 프로젝트에 지원한다, 포지트론 프로젝트란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사회에서 감옥을 더 짓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감옥의 개념을 확장해 주민들이 한 달은 마을에서 감시인으로, 또 한 달은 포지트론 형무소에서 죄수로 생활하는 것이다. 주민들은 살 집과 안락한 생활을 보장받지만 모든 행동과 자유는 통제된다. 디스토피아의 두 얼굴을 특유의 신랄한 냉소와 경쾌함으로 그려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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