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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 비디오는 라디오스타를 죽이지 않았다

  • 기사입력 2018-08-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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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경제 TAPAS=구민정 기자] 건조대에서 개킬 빨랫감들을 걷으며 팟캐스트를 튼다. 고향에 남은 친구 둘이서 ‘하숙방’ 콘셉트로 진행하고 있는 팟캐를 들으며 빨래를 개고 있노라면 익숙한 걔네 목소리에 한번, 걔네 키득거림에 두번, 사연에 세번 웃게 된다.

또 다른 주말, 설거지와 화장실 청소를 하는 때에도 팟캐는 빠질 수 없다. 코미디언 송은이, 김숙이 진행하는 비보(송은이&김숙 비밀보장)를 블루투스 스피커에 연결해 크게 틀어놓고 피식대며 집안일을 한다.



과거 도스(DOS) 시절의 텍스트부터 윈도우즈의 그림과 사진을 지나 비로소 유튜브 영상의 시대가 왔다. 하지만 모든 시대를 관통하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것, 바로 ‘소리’다.



“팟캐스트는 영상에서 오디오만 따로 떼서 만든 그런 빈약한 매체가 아니에요. 예전엔 라디오만 전념해서 들었죠? 라디오는 휴대가 어려우니깐 라디오랑 텔레비전 중에 선택해서 전념해야 했어요. TV와 라디오가 경쟁했죠. 하지만 이젠 하나에 전념하기 보단 무언가를 할 때 동시에 할 수 있는 걸 찾아요. 이땐 소리 듣는 거밖에 없어요. 요즘 사람들 멀티태스킹 많이 하죠? 운동하면서, 일하면서, 운전하면서 소비할 수 있는 유일한 콘텐츠가 오디오콘텐츠에요.” - 김동희 팟빵 대표



기존 라디오방송의 제작과 송출은 지상파 방송국들과 대형방송국들만 가능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어플리케이션이 대중화되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방송을 녹음하고, 청취자들에게 그 방송을 들려줄 수 있게 됐다. 실제 팟캐스트앱 팟빵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개설된 팟캐스트 방송은 총 1만2865개, 등록된 에피소드는 100만개 가량이다.



대체 무엇이 누구나 쉽게 팟캐스트 방송을 할 수 있게 했을까?



최근 홍대로 사옥을 옮긴 팟빵의 지하 스튜디오. 총 4개의 스튜디오가 운영중이다.




■ 팟캐인들이 만나 노는 놀이터



우선 팟빵.

원래 팟캐스트 자체는 아이폰에 탑재된 어플리케이션으로 미국에서 2007년 등장했지만 국내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2011년 ‘나는꼼수다’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다. 당시 아이폰 유저만 실시간으로 나꼼수를 들을 수 있었던 상황. 안드로이드 사용자와 스마트폰이 아닌 유저들에게 팟캐를 들려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시작한 서비스가 팟빵이었다.

김동희 팟빵 대표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는 시기에 맞춰 떠오를 새로운 매체일 거라는 생각을 했고 성장가능성을 봤다”며 “나꼼수 이후에 또다른 정치시사 팟캐가 주를 이뤄 인기팟캐 순위를 장악했고 코미디, 영화, 도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팟빵을 운영하면서 눈에 띄는 큰 특징 중 하나는 ‘온디맨드’, 즉 듣고싶을 때 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기방송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작년 8월 20일 155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하지만 청취율과 댓글 반응은 1년이 지난 최근에도 꾸준히 뜨겁다. 새로 진입한 유저들이 첫화부터 정주행 하기도 하고 이미 다 들은 팬이 다시 듣는 경우도 있다. 팟빵에서 진행중인 방송이든, 종영된 방송이든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동일하게 하는 이유다.







팟캐의 대중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팟빵, 이제 소위 몸집이 커져 힘을 부릴 만도 한데 더욱 제작자에게 몸을 낮추겠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플랫폼은 제작자들에게 편하고 자기 콘텐츠가 잘 팔리고 들리도록 일정 역할을 해야한다. 어떤 식으로든 수익화해야 하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아프리카와 트위치의 경쟁, 레진코믹스의 작가 부당 대우 논란 등을 보라. 플랫폼 측에서 유료콘텐츠 가격, 작품시한에 손대고 문제 제기하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갑질하면 재미없어진다. 제작자들의 창작성 이런 걸 잘 들어야하고, 제작자들과 소비자 사이에 연결뿐만 아니라 어려움에 대한 피드백을 잘 듣고 제작자가 하고싶은 부분은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데 집중해야 플랫폼도 같이 산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팟빵에서 들을 수 있는 지역 카테고리 내 팟캐 방송들. [팟빵 앱 화면 캡쳐]






■ 답답해서 차린 녹음 스튜디오



녹음 스튜디오들도 팟캐 대중화에 큰 몫을 했다. 현재 서울엔 단팟, 잭팟, 애플, 자몽, 카이트스퀘어, 1-23 등 6개 가량의 팟캐스트 녹음 스튜디오가 있다. 오디오 콘텐츠 특성상 어디서든 녹음이 쉽긴하지만, 잡음이 들어가거나 여러사람이 대화할 때 조금이라도 녹음이 잘못되면 편집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스튜디오는 필수다. 하지만 기존 스튜디오들은 가수들이 데모 테이프를 녹음하는 스튜디오, 협주곡 녹음 스튜디오와 같은 음악전문스튜디오가 대다수여서 가격도 비싸고 대여도 만만치 않았다.



이러한 불편함에 팟캐 방송을 하던 허피디, 부기, 파이 3인방은 직접 팟캐인들을 위한 스튜디오를 운영하자 마음 먹었다. 현재 단팟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허민 이사(허피디)는 “무엇보다 녹음 기기들을 어떻게 쓰는지 친절히 알려주시는 분들이 없었다. 전문장비들인데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스튜디오에 가있어도 어떻게 녹음하는 줄 몰라서 힘들었다. 또 기존 스튜디오들은 저녁 8시만 돼도 문을 닫아서 퇴근 이후에 녹음할 만한데가 없었다”고 팟캐 제작자로서 초창기를 기억했다.



팟캐 제작자였기 때문에 제작자들이 스튜디오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알았다.

“녹음실 들어간다고 바로 땅! 녹음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끝나고 나서도 편집 방향에 대해서 같이 논의해야하고... 녹음 전후로 회의할 공간이 정말 필요했다. 예전에 녹음할 땐 매번 근처 카페에 가서 회의했는데 그게 문제였다. 그래서 스튜디오를 만들면 먼저 와서 기다리거나 콘티 짤 수 있는 공간은 무조건 만들어야지 했다. 제작자분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시는 게 대여비랑 회의공간 유무인 거 같다.”



녹음 전후로 제작자들이 간단한 회의와 준비를 할 수 있게 테이블을 배치한 단팟 스튜디오 로비.






무엇보다 팟캐스트 녹음 스튜디오라면 녹음이 잘되는 건 기본이다. 스튜디오 운영자로서 제작자들이 녹음을 해갔을 때 ‘다시 녹음하러 오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다. 방음과 흡음, 그리고 ‘친절한 설명’이 중요한 이유다.



“음향 콘텐츠라 귀로 듣는거다 보니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다. 바깥 소리가 스튜디오 안으로 잘 안들리는 방음도 중요하고, 스튜디오 안에서도 소리가 울리지 않는 흡음이 잘 돼야 한다. 시끄럽거나 집중이 안되면 들으면 들을수록 거슬리는 게 더 커지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하는 실수가 계속 킁킁거리는 소리, 종이 넘기는 소리를 내거나 패널들간 오디오가 씹히거나 레벨이 안 맞는 경우다. 녹음전에 충분히 설명을 해드리지만 이후에 편집하다가 다시 녹음하러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튜디오는 여러 팟캐 제작자들이 한 데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단팟에선 녹음한 팟캐 방송들의 배지를 제작해 한쪽 벽에 카테고리별로 모아두는데 제작자들끼리 “어? 이것도 여기서 녹음했어요?”하며 신기해한다고 한다.



오덕포텐 팀[제공=단팟스튜디오]


단팟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팟캐 제작자들의 프로그램 배너를 배지화해서 한쪽 벽에 카테고리별로 모아둔 모습.




“지난 대선 전에는 각 다른 방에 문재인 팬분들이랑 안희정 팬분들이 동시에 녹음한 적이 있었다. 우리 운영자들은 조마조마했다. 서로 분명 와있다는 걸 알텐데 방송 끝나고 말다툼이라도 일어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양쪽 다 신사답게 녹음만 하고 인사하고 가셨다”



스튜디오 운영자들의 목표는 제작자들이 ‘지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보통 팟캐 방송을 시작하신 분들을 보면 3개월 내에 그만둔다. 사실 일주일에 에피소드 하나 업데이트 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다. 녹음보다 편집이 정말 지루하고, 게스트를 모아서 시간 맞춰 녹음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시작은 원대하게 했는데 갈수록 지쳐서 방송을 관두기 딱 좋은 구조다. 그런 분들이 지치지 않도록 제작자분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역할도 하고, 관련 무료교육 프로그램도 더 많이 만들 계획이다. 무엇보다 잘 녹음해서 승승장구 하실 수 있는 인프라를 계속 갖춰 나가고 싶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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