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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집 충분하다더니…그린벨트 푼다고?
통계는 집 충분…강남구 116%·마포 112%
살고 싶은 입지엔 부족…불균형이 문제
신규택지 후보지 촉각…땅값 폭등 할수도

정부가 결국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만지작하고 있다. 공급부족은 아니라던 정부가 서울 집값 급등세를 잡기위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검토하고있다. 정부까지 고집을 꺾을 정도면 과연 서울에 집이 정말 부족한 것일까?

▶통계는 “서울에 집 충분”= 기본적으로 정부는 2022년까지 향후 5년간 수도권과 서울 주택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가구수 변화, 소득 변화에 따른 주택 수요 변동, 멸실 등을 고려한 연평균 주택 신규 수요는 수도권 22만1000채, 서울은 5만5000채 정도로 판단한다. 그런데 이미 인허가를 마쳤거나 분양을 한 단지 등을 고려해 향후 준공되는 주택은 수도권엔 연평균 26만3000채, 서울은 7만2000채나 된다. 공급이 수요에 비해 수도권 전체로 4만2000채, 서울만 1만7000채나 많다.

그렇다면 가구 대비 주택수를 나타내는 ‘주택보급률’이 아직 많이 낮을까. 통계청에 따르면 수도권은 98.2%, 서울은 96.3% 수준이다. 수도권엔 933만가구가 있는데 916채의 집이 있고, 서울엔 378만가구가 사는데 364만채의 주택이 있다. 1채에 19가구까지 거주할 수 있는 다가구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은 통계에 반영되지 않아 주택보급률 수치가 정확하지 않다는 논란이 많지만 100%에 가까운 수준인 것은 분명하다. 실제 서울시 동별 주택보급률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115.6%), 서초구(110%), 마포구(111.7%), 용산구(111.3%), 양천구(102.8%) 등 인기지역 대부분 100% 이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외국인 가구와 오피스텔을 반영한 ‘광의의 주택보급률’은 강남3구만 100.5%에 달한다”고 말했다.


▶살고 싶은 곳엔 집 부족= 문제는 ‘자가보유율’이다. 자기 집을 소유한 사람 비율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수도권 가구의 자가보유율은 54.2%다. 전국적으로 자가보유율은 61.1% 수준이다. 여전히 전체 가구의 40~50%는 자기 집 없이 전세나 월세에 살고 있다는 의미다. 집값이 불안한 상황이라면 대출 등을 활용해 언제든지 주택 수요로 바뀔 수 있는 구조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방에서까지 올라오는 주택수요를 예측하긴 힘들다”고 갑자기 늘어나는 수요 예측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 수요가 그렇다고 수도권 내 어떤 주택이든 원하는 건 아니다. 참여정부시절 집값 상승기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대부분 지역이 크게 올랐다면 최근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수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집값 상승세는 서울과 수도권 경부선 라인 일부에 국한된다. 다른 지역은 여전히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며 침체된 상황이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주택공급은 수요가 몰리는 쪽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풀리는 그린벨트, 땅값도 벨트 풀리나=관건은 주거불안을 느끼는 주택수요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주택공급 대상지를 어디서 찾는가다.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까지 고려하는 이유다. 지난달 27일 국토부는 “수도권에 공공택지 14곳을 추가로 개발해 2022년까지 총 36만가구 이상을 ‘교통이 편리한 양질의 지역’에 공급하겠다”라고 했다.

이문기 실장은 “어쨌든 추석전에는 주택을 새로 지을 신규 택지 후보지 30개 중 일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을 잡으려면 수도권 외곽에 짓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근교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가진 서울시는 고민에 빠졌다. 서울시는 그 동안 지가상승, 난개발 등 부작용을 우려해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보단 보존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서울시 그린벨트 면적은 총 149.6㎢로 서초구(23.88㎢)가 가장 넓고, 강서구(18.92㎢), 노원구(15.90㎢), 은평구(15.21㎢) 등 순이다.

역대 정부에서 그린벨트 해제는 주택공급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졌다.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해야할 자원으로 훼손해선 안된다는 여론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 정부마다 그린벨트는 풀여왔고, 일대 땅값과 집값이 크게 오른 경우가 많았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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