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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다버린 냄비도 예술이 되나요…최정화의 이야기

  • 기사입력 2018-09-0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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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MMCA 현대차 시리즈 2018’ 공개

일상의 오브제가 예술품으로 재탄생

경계를 넘나드는 현대미술의 악동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미술관 앞마당에 높이 9미터, 무게 3.8톤의 민들레가 피어났다. 샛노란 꽃도 하얀 홀씨도 아니다. 알록달록 화려한 민들레는 쓰다 버린 양은 냄비, 프라이팬, 플라스틱 바구니, 그릇 7000여개가 모여 탄생했다. 지난 3월부터 공공미술 프로젝트 ‘모이자 모으자’를 통해 각 가정에서 쓰임을 다한 생활용품을 수집한 결과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MMCA 현대차 시리즈 2018 : 최정화 - 꽃, 숲’전을 지난 4일 공개했다. MMCA 서울 미술관 마당과 5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엔 신작 ‘민들레’를 비롯 ‘꽃, 숲’, ‘어린 꽃’, ‘꽃의 향연’이 선보인다. 일상에서 날마다 만나는 물건들이 작가의 손길을 거쳐 그럴듯한 예술품으로 변한 현장을 만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MMCA 현대차 시리즈 2018: 최정화-꽃, 숲`전을 4일 공개했다. 신작인 `민들레` 앞에 선 최정화 작가 [사진=이한빛 기자/vicky@]

“성과 속은 하나다. 빛과 그림자, 볕과 그늘도 하나다. 산 풍선도 풍선이고 죽은 풍선도 풍선이다. 사람도 그렇다”

전시장에서 만난 최정화 작가는 이처럼 강조했다. 예술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임을 역설한 것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건축가, 설치작가, 전시 연출 등 시각예술 분야를 종횡무진하는 그에게 고급예술과 대중문화,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는 무의미하다. 마르셸 뒤샹이 남성 소변기를 전시장에 들고 와 설치했을 때부터, ‘경계 지우기’는 현대미술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최정화, 민들레 Dandelion, 2018, 생활그릇, 철 구조물 Used Kitchenware, Steel structure, 9MØ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세차장에서 차를 닦던 청소솔, 다 닳아 그 쓸모를 잃어버린 솔은 미술관 전시장에서 하나의 오브제로 탄생했다. 거꾸로 선 철 솔은 세월의 무게를 입어 산화한 채로 덤불처럼 섰다. 플라스틱 바구니, 유리잔, 바다에 떠다니던 스티로폼 부표도 수직으로 쌓여 저마다의 탑을 이룬다. 이렇게 146개의 ‘꽃 탑’이 모여 작은 숲을 이룬다. 제 5전시실에 들어선 ‘꽃, 숲’이다.

청동기 시대의 유물부터 현대의 플라스틱 바구니까지, 유럽 어느 곳에서 온 나무함부터 청계천의 밀대까지…시공을 가로지른 유물이 한자리에 모였다. 탑으로 쌓인 물건이 무엇인지 알아 채는건 오로지 관객의 몫이다. 작가는 “작품으로 나오는 순간 더이상 나의 것이 아니다. 각자 좋아하는 것이 다를 것이다. 설명 없이도 뭔가 느껴서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양한 오브제 중 하나는 관객 눈에 들 것이 분명한, 이른바 ‘우주적 비빔밥’이다.

우리가 늘 사용하던 물건이 이처럼 다르게 보일 수 있구나를 감탄하며 전시장을 돌다보면, 꽃 탑들의 뒷 면 흰 장막이 쳐진 길에 이른다. 조명을 받은 ‘꽃 탑’은 물성이 휘발된 채 그 실루엣만 장막에 펼쳐진다. 쓰다 버린 물건들이 맥락에서 멀어져, 오로지 순수한 아름다움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최 작가는 ‘명상의 길’이라고 소개했다. 
최정화, 꽃숲, 2016-2018, 혼합재료, 가변설치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버려진 물건이 예술품으로 변했는데도 작가는 “나는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예술이라고 생각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사물을 분류하고 구분지으려는 고정관념을 순식간에 흔들어 놓는다. “작가의 역할, 예술의 역할은 예술을 빼면 예술이 된다는 것이다. 일상이 예술이다. 반예술, 비예술이 예술을 만든다”

‘꽃, 숲’ 한 켠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어린 꽃’이 자리잡았다. 금은 빛이 화려한 어린이용 플라스틱 왕관이 반짝이는 미러시트로 도배된 공간에 쌓였다. 왕관은 7미터를 힘겹게 오르내리고 떨어지길 반복한다. 슬픔과 안타까움을 담은 추모의 의미가 최정화 특유의 어법으로 전달된다. 
최정화, 어린꽃, 2016-2018, 플라스틱 왕관, 철 구조물 , 가변설치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은 “작가 최정화의 진면목을 살펴보고, 친숙한 소재로 관람객과 폭넓게 소통하는 한편 한국 현대미술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MCA 현대차 시리즈는 2014년부터 10년간 매년 1명의 한국 중진작가를 지원하는 연례 프로젝트다. 문화예술과 기업이 만나 상생효과를 창출한 대표적 기업 후원사례로 자리매김하면서 한국 미술계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최정화 ‘꽃, 숲’전은 내년 2월 10일까지 이어진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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