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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유인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도로관리,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반도를 펄펄 끓게 만들었던 사상 최악의 폭염에 온 나라가 여름 내내 시달렸다. 도시마다 경쟁적으로 살수차를 동원하여 도로에 물을 뿌려가며 도시의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추어 폭염피해를 줄이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잇따른 도로구조물의 사고소식이 이어졌다.

지난 7월 24일 부산울산 간 고속도로 만화교에서 ‘신축이음 장치’가 돌출돼 60여대 차량들의 타이어가 파손되는 사고가 있었다.

또한, 지난 7월 16일 서해안고속도로에서는 3차로의 아스팔트가 높이 40cm 정도 솟아오르는 사고가 있었고 7월 20일 울산대교에서도 도로포장이 솟아올라 한때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이상기후와 함께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사고들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도로와 같은 공공시설물의 관리에서 폭염을 비롯한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또한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저감하려는 노력이 한층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시설물은 시설물에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하중과 온도변화를 포함한 환경하중을 고려해 설계한다. 모든 물질은 온도의 변화에 따라 부피가 변한다. 도로와 철도 구조물 중에서 콘크리트와 강철로 건설되는 콘크리트포장, 철도레일, 교량 등에서 차량하중 뿐만 아니라 온도변화에 따른 환경하중을 동시에 받게 되며 이러한 환경하중을 완화하기 위해 적당한 간격의 줄눈(Joint)을 설치한다.

콘크리트포장의 줄눈은 겨울에는 수축되어 열리고 여름철에는 닫히는 작용을 매년 반복하기 때문에 줄눈 틈이 넓어졌을 때 못이나 돌과 같은 단단한 이물질이 들어간 상태로 여름이 되어 좁아지게 되면 도로의 팽창량을 수용하지 못하고 도로가 솟아오를 수 있다.

또한 폭염이 계속되면 설계에서 예측한 변화보다 변위가 더 커지는 문제와 줄눈에 이물질이 채워지는 두 가지 문제가 중첩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없던 사상 최악의 폭염이라는 기후변화를 겪으면서 지금까지 없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도로시설물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도로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려는 노력은 그 효율성에 대해 의문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포장공법을 바꾸려는 새로운 시도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 예컨대 아스팔트포장의 색상을 검은 색에서 밝은 색으로 바꾸기만 해도 효과가 난다. 최근 LA시에서는 빛을 반사하는 특수도료를 이용해 노면의 온도를 10도 이상 낮추는 차열성포장 공법을 시공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도시개발도 지속되고 기후도 계속 변하면서 태풍,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도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함께 급속한 기후변화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 폭염과 같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온도변화가 가져올 현상에 대해 미리 인지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감안하여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공법의 적용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사상 초유의 폭염이나 한파와 같은 기후변화로 인해 특이현상이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찾기보다는 그 가능성을 미리 인지하고 대책을 시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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