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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메르스 초동대처 신속했지만 안심하기는 일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다시 발생해 보건 당국이 초비상이다. 3년 전 워낙 혼쭐이 나 이번에는 비교적 차분하고 신속한 초동대처가 이뤄져 이전같은 사태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확진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탔다가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을 보여 의심환자로 분류됐던 20대 영국여성이 10일 1차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메르스는 잠복기간이 2주 가량 돼 이 시기가 지나야 추가 확산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다. 그 때까지는 23명 밀접 접촉자 등에 대한 역학조사와 임상증상을 면밀히 관찰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 발 빠른 조치가 가능했던 것은 침착한 환자의 대응 덕이다. 쿠웨이트를 방문했던 환자 A씨는 지난 7일 귀국하자마자 발열과 가래 증세 등이 있어 곧바로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병원으로 가는 도중 자신이 중동지역에서 왔으며, 그곳에서 설사 증세로 입을 한 적이 있었다는 얘기를 미리했다. 그러자 병원측은 환자가 도착한 즉시 일반 환자와 섞이지 않게 응급실 외부 시설에 격리하고 이 사실을 질병관리본부에 알렸다고 한다. 이후 A씨는 국가지정격리병상이 마련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음압시설이 설치된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환자가 아무 통보없이 곧바로 외래나 응급실로 가지 않아 큰 혼란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의 학습효과인 셈이다.

정부와 보건당국의 선제적 대처도 평가할 만하다.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9일 휴일인데도 즉각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갖고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맞는 말이다. 3년 전에는 컨트롤타워도 없이 우왕좌왕하며 초동대처에 실패했다. 그 바람에 38명이 귀중한 목숨을 잃고 경제성장률을 3%포인트 떨어뜨릴 정도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던 것이다.

다만 허술했던 공항 검역시스템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환자가 현지 병원에서 메르스 유사 증세로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까지 알렸는데 아무런 제재없이 검역대를 통과했다.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입국장에서부터 아예 격리가 가능했을 것이다.

보건당국이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철저한 개인의 위생관리가 대량 확산을 막는 지름길이다. 메르스가 전염성이 강하다고는 하나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감염예방 지침만 잘 지켜면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다. 또 의심증세가 나타나면 지체없이 병원에 신고해야 한다. 아울러 의료진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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