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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일방초청 무리수…정치권 “北 체계 모르거나 여의도 무시”

  • 기사입력 2018-09-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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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은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희상 국회의장 등 여야 당대표 등 모두 9명의 국회 관계자들에게 ‘18일 방북 때 함께 평양을 가자’고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청와대가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3차 남북정상회담에 국회의장단과 여야대표의 동행을 요청했지만 무산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인식이 안이했다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0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장단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 그리고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정치 분야 특별대표단 자격으로 평양방문 때 동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대표와, 정동영 대표, 이정미 대표는 ‘함께 가겠다’고 밝혔지만 여당 출신인 문희상 의장, 이주영·주승용 국회 부의장, 김병준 위원장, 손학규 대표 등은 동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초청 대상자 9명 가운데 6명이 ‘안가겠다’고 밝힌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애초부터 현실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통령에 이어 국가 의전서열 2위인 문 의장의 동행을 요구한 것은 북한 체계에 대한 이해가 모자라거나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한 외교안보부서 당국자는 11일 “문 의장이 방북한다면 우리의 국회격인 북한 최고인민회의의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카운터파트가 돼야한다”며 “그러나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과 문 의장이 동시에 방북하면 어색한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실질적 최고지도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지만, 북한은 헌법 117조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국가를 대표하며 다른 나라 사신의 신임장, 소환장을 접수한다’고 명시해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헌법상 국가수반임을 밝히고 있다.

2000년 6월과 2007년 10월 평양에서 열렸던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모두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각각 별도의 공식면담과 회담을 가진 까닭이다.

청와대가 대변인이 아닌 비서실장을 내세우고 대통령 공식수행원이 아닌 국회ㆍ정당 특별대표단 형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입법기관 수장인 국회의장에게 이 같은 제안을 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두고 여권 내부에서조차 청와대의 이번 제안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권관계자는 “청와대야 물론 선의에서 얘기를 꺼냈겠고 남북정상회담 자체가 청와대에서 주도하는 것은 맞지만 대통령이 가는데 국회의장을 부르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문 의장이 청와대 제안에 대해 주변에 “입법부 수장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 처리와 인사청문회, 민생개혁 입법처리 등 국회 내 산적한 현안을 고려해도 청와대의 제안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청와대의 무리수 때문에 문 대통령이 1차 남북정상회담 전부터 “남북문제는 유리그릇 다루듯이 다뤄라”고 말한 취지가 손상된 셈이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선 청와대의 무리수에 대해 경제지표 악화 등 악재를 남북관계 개선으로 덮으려는 셈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우선순위를 보면 1순위가 적폐청산, 2순위가 남북관계, 3순위가 경제로 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경제 분야가 의외로 빠르게 악화되면서 1순위와 2순위 분야까지 잠식하는 상황”이라며 “청와대는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을 통해 만회하려는 구상을 할 수 있을 텐데 이미 1차 남북정상회담을 한 상황에서 한계효용체감 법칙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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