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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 전문가와 강적들

  • 기사입력 2018-09-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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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강적들’은 미국의 정치학자 톰 니콜스(Tom Nichols) 가 쓴 ‘The Death of Expertise’란 책의 한국말 번역본 제목이다 (오르마, 2017). 이 책에서 저자는 현대사회 문제들은 모두 복잡한 인과관계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서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이 필요한데, 최근 전문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심지어 전문가를 무시하는 경향까지 생겨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개탄하고 있다.

민주사회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일반 국민의 여론이 중요하지만, 실제로 많은 일반 국민들은 “ ‘아는 게 별로 없는’ 상태를 넘어 ‘잘못 알고’ 있기까지 하는데다, 심지어 ‘잘못된 지식을 대놓고 우기는’ 지경까지 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유권자들은 주요 사항들에 대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되고, 결국 무식한 선동가들에 의해 민주주의의 힘이 강탈당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미국의 사례를 주로 들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탈원전 정책이 한 예가 될 것이다.

원래 에너지 정책은 서로 관련된 요인들이 많아 하나를 바꾸면 그 영향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원자력 발전은 사고가 나면 매우 위험하니 가능하면 줄이자는 명제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을 줄이면 신재생 에너지나 화력 발전을 늘려야 하는데, 신재생 에너지는 출력이 안정적이지 않아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가 필요하고, 화력발전을 늘리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가 증가하는 부작용이 있다. 이런 여러 경제적, 환경적 요인들을 고려하여 적절한 조합을 찾아야 하는데, 당연히 여기에는 전문가들의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원자력 전문가들을 “원자력 마피아”라는 굴레를 씌워 모두 배제해 버린다든지, 환경주의자들을 모두 극단주의자로 몰아버리면 적절한 대안이 나올 수 없다. 양측의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합리적인 토론이 꼭 필요한 것이다. 여기에는 전문가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저자 톰 니콜스는 “정치 시스템 안에서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말을 어떤 이슈에 관해서건 개개인의 의견이 동등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믿는 것은 잘못이다”라고 주장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잘못된 지식으로 틀린 주장을 하는 사람과, 그 분야를 잘 아는 전문가의 의견을 같은 무게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게다가 사안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단편적인 지식만을 가진 사람들은 ‘확증편향’을 갖고 더욱 강력한 주장을 펴기 일쑤라는 것이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이 믿는 것을 확인해주는 정보만을 찾고, 자기가 선호하는 설명을 강화시켜주는 사실만을 받아들이며, 자기가 믿는 것과 상반되는 데이터는 무시하는 경향을 말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사안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요즘 우리나라의 인터넷 공간이 극우와 극좌로 나뉘어 서로 믿는 사실(fact) 자체가 다른 것이 이러한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의 관계는 민주주의 사회의 다른 관계들과 마찬가지로 신뢰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다. 그 신뢰가 무너지면 민주주의 자체가 죽음의 소용들이 속으로 말려들어 간다. 결국 군중의 지배를 받건, 엘리트 기술 관료의 지배를 받건, 타락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면 어느 경우도 독재적 성격을 띠게 되며, 나라를 위기에 빠뜨린다” 고 경고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지식의 결핍’ 그 자체가 아니라, ‘지식의 결핍에 대한 오만한 태도’이다.

일반인들의 ‘지식 결핍에 대한 오만한 태도’가 이처럼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된다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지식 결핍에 대한 오만한 태도’는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까. 최근 워터게이트 스캔들의 베테랑 기자 밥 우드워드(현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가 쓴 책 ‘공포 : 백악관의 트럼프(Fear : Trump in the White House)’에 나오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통계를 발표한다고 전문가인 통계청장을 교체하는 한국의 일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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