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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썰렁한 추석경기] 일도 돈도 물가도 걱정…한숨 가득한 한가위 서민들

소비자 경제심리 극도로 위축
추석명절특수 실종 우려 커져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고, 남북 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가져올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로 들뜬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정작 추석을 준비하는 서민들의 몸과 마음은 가볍지만은 않다. 일자리 사정이 갈수록 나빠지고 소득은 기대만큼 늘지 않는데 차롓상 물가는 오히려 큰폭으로 올라 무담이 큰 때문이다. ▶관련기사 6면

소비자들의 경제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갈수록 축소되는 추석 명절 특수가 올해는 아예 실종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추석 물가 안정과 체불임금 해소 등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것이 얼마나 체감도를 높여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추석 이후 경기를 어렵게 할 위험 요인들이 즐비해 심리개선에 상당기간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올해 추석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와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다. 일자리가 안정돼야 소득이 올라가고 소비도 살아날 수 있는데, 이들 체감경기 지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지표는 그나마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체감지표가 나빠지면서 소비자들의 경제심리는 지난해초 ‘탄핵정국’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실업자수는 지난달 113만명을 넘어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경제의 주축이자 허리인 40대 취업자가 -16만명, 결혼과 출산으로 등 한창 가족을 형성하며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30대 취업자는 8만명 감소세를 나타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그나마 일자리를 유지하는 계층은 근로소득이 늘어났지만, 일자리가 줄면서 소득 하위 서민계층의 전체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는 높아지기만하는 취업 문턱에 좌절하고 있고, 경제활동의 허리인 30~40대는 치솟는 집값과 자녀 양육 부담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며, 50대 이후 중노년층은 ‘준비안된 노후’에 대한 걱정으로 지갑을 닫고 있는 형국이다. 전체 취업자의 25~26%(690만명)를 차지하는 자영업자들은 내수 부진의 타격에다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소비자심리의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매월 조사해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99.2로 하락해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었던 지난해 3월(96.3) 이후 1년 5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지수가 기준치인 100을 밑돈 것도 작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경기를 비관하는 소비자가 낙관하는 소비자보다 많은 것으로, 향후 소비에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달말 추석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하고 중소기업ㆍ소상공인에 대한 대출보증 등 자금지원 규모를 지난해보다 6조원 이상 늘리고, 추석 성수품 공급확대를 통한 물가안정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호전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추석 이후에도 일자리 사정 개선이나 소비ㆍ투자 등 내수 회복을 기대할 요인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국내외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파장 등 리스크(위험)요인이 많다. 이래저래 이번 추석 명절 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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