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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기의료원 수술실 CCTV, 의료계 확산 촉매돼야
경기도가 10월 1일부터 안성병원 수술실에 CCTV를 시범 운영한 후 내년에는 도내 의료원 6개 병원으로 확대키로 했다는 소식이 가뭄속 단비처럼 반갑다. 공공의료기관 전국 최초 시행이란 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의료계가 집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환자 인권보호와 의료사고 예방에 선제적으로 나선 사례이기 때문이다.

수술실 CCTV의 필요성은 어제 오늘 거론된 일이 아니다. 명의로 소문난 외과의사가 핵심부위 중심으로 동시에 두 건의 수술을 집행하는 양방 수술은 찬반양론이 분분하고 그 필요성도 어느정도 인정된다는 점에서 논외로 치더라도 마취후 집도의사가 몰래 바뀌는 일명 ‘유령수술’은 비일비재하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심지어 최근엔 어깨가 아파서 병원을 찾아갔던 환자가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불법 대리수술을 받고 뇌사에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수술실의 불법이 세상에 알려지는 건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의료사고 관련 소송은 ‘완전 승소율 1%의 세계’로 불린다. 피해를 발생시킨 원인 행위와 이로인한 손실까지 모두 환자가 입증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병원을 상대로 마취 상태로 수술대에 누운 환자가 의사의 잘못을 확인해 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내부 제보가 없는 한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외부인은 전혀 알 수 없는 곳이 수술실이다.

이런 불합리성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수술실 CCTV다. CCTV가 수술실의 목격자인 동시에 자연스럽게 관리 감독의 파수꾼 역할을 하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순기능은 어쩔 수 없이 의료인들의 불편함과 고통을 요구한다. 그들의 동의와 동참이 없으면 시행이 불가능하다. 경찰이 수술실 CCTV 법제화 등 제도개선을 권고하고 관련 법안까지 발의됐지만 입법문턱을 넘어서지 못한 것은 그런 이유다.

그런점에서 CCTV 설치 운영과 관련해 보여준 경기도의 준비및 실행과정은 모범사례가 될만하다. 경기도는 시행에 앞서 경기도의료원 산하 수원·의정부·파주·이천·안성·포천 등 6개 병원과 병원 노조의 동의를 받았다. 가장 먼저 시범운영을 하게 될 안성병원의 경우 수술실별로 CCTV를 설치한게 지난 3월이지만 의료종사자들의 동의를 위해 미뤄왔을 정도다.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놓치지 않은 것도 바람직하다. 환자의 개인정보를 최우선으로 보호하기위해 환자가 동의할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촬영한다는 것이다. 모쪼록 경기의료원의 사례가 더 많은 병원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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