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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남북, 육로와 하늘길 투트랙으로 통하라
미국 월가의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2009년 “한국이 통일되면 2050년에는 국민소득이 8만7000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것이다”고 예상한 바 있다. 남북 평양정상회담, 백두산 천지에서 맞잡은 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단독회담 등 한반도의 뜨거운 아침 열기로 지난 정부에서 군사적 충돌 직전이었던 남북관계는 그리운 이웃이 되고, 통일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만 같다.

다만, 북미관계 개선, UN제재 완화 등 민감한 현안과 국운이 걸린 문제이기에 신중해야 된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도감 있게 나갈 부분은 먼저 박차고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계를 봤다. 아침 7시 30분.

신문을 접으면서 머릿속의 지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2015년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인 이희호 여사께서 방북할 때 국적기 역사상 저비용항공(LCC)인 이스타항공을 이용한 방북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북한은 고령인 이희호 여사의 건강을 감안해 육로보다 편안한 방북 하늘 길을 열어줬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항공사들이 값비싼 전세기 요금을 요구하여 방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익을 생각할 처지가 아니었다. 통 크게 원가수준에서 이스타항공 전세기 운항을 결단했다. 이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방북도 마찬가지였다.

이와 같은 두 차례의 방북경험은 올해 4월 ‘남북 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을 태운 3차례의 특별전세기 운항 선정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이 평양으로 다시 날아갈 수 있는 경험이 됐다. 당시 ‘북한을 방문한 항공기는 6개월 동안 미국 땅에 착륙할 수 없다’는 대북제제 조항 및 리스사들의 반대로 이륙 여부가 불투명했다. 다행히 이륙 10시간 전에 미국 국무부의 대북제제 예외조치가 이뤄졌으나 유럽 리스사의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남북 교류의 다리가 되겠다는 사명감으로 미비된 서류를 사후적으로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강행했다. 필자가 10년전 창업한 이스타항공이 남북교류의 징검다리가 된다는 자부심에 앞서 긴박한 순간이었다.

남북간 교류의 기폭제는 인적·물적 교류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지난 2016년 개성공단 중단 당시 101개 입주기업 중 97개 기업이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을 정도다. 문제는 통로가 될 ‘길(Way)’이다. 2015년 기준 북한 철도는 약 5,300km로 남한의 1.4배 수준이지만 노후화가 심해 평균시속이 50km를 넘지 못하고, 도로는 약 26만km로 남한의 25% 수준에 대부분 비포장이다. 항만의 하역능력은 약 4200만t으로 남한의 4%를 밑돈다. 공항 역시 40여개 중 10여 곳을 민간이 활용할 수 있지만 역시 노후화 됐다. 이 가운데 가장 빠르고, 적은 비용으로 이어갈 수 있는 길은 ‘하늘 길’이다.

남북 두 정상도 삼지연 공항을 이용하여 백두산 천지에 올랐듯이 가성비가 높은 공항을 현대화하여 거점별(Point-to-point)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상징적인 도로·철도 연결과 현실적인 하늘 길을 발 빠르게 연결하는 남북 교류의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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