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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니멀리즘의 시대 끝났나?다양한 형식·의미로 재해석
편대식 작품 ‘순간’. 작가는 한지위에 연필을 수없이 겹쳐 긋는 방식으로 노동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검은 단색을 완성했다. 사진=이한빛 기자/vicky@
서울대학교미술관 ‘미니멀 변주’전


글로벌 아트페어에서 미니멀리즘은 그 자리를 구상계열 작품에 많이 넘겨줬다. 올해 한국국제화랑아트페어(KIAFㆍ키아프)에서도 그 변화가 도드라졌다. 수년간 시장의 큰 사랑을 받았던 단색화를 위시한 미니멀리즘은 이제 끝물인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답도 많다. 제니퍼 염 데이비드 즈위너 홍콩 디렉터는 “미니멀리즘은 이제 클래식이 됐다. 하지만 동시대작가들의 작업에서 그 사조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말했다.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는 작가는 적어졌을지 모르나, 이미 모든 작가가 미니멀리즘의 세례를 받았다는 뜻이다.

과거 미니멀리즘이 아닌 우리시대 미니멀리즘을 살펴보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대학교 미술관(관장 윤동천)은 올해 네번째 기획전 ‘미니멀 변주’를 지난 4일부터 전시중이다. 2000년대 이후 한국현대미술 중 조형요소를 최소화해 단순하고 절제된 표현을 특성으로 하는 작업들을 조망한 전시다.

전시는 크게 두 섹션으로 나뉜다. 1부 ‘형식의 추구’는 환원적이고 미니멀한 시각 형식을보여주는 작업들이다. 2부 ‘의미의 형식화’는 미니멀 형식을 묘사하거나 모방해 지금까지 미니멀 형식이 보여주는 한계를 극복하고 동시대 사회문화상을 반영한 작품으로 구성됐다. 참여작가는 이정섭, 장재철, 정은주, 편대식, 오완석, 김이수, 최고은, 박남사, 최은혜, 이은후, 장준석 등 11명이다.

작가들은 형식상으론 이전 미니멀리즘 대가들의 그것을 따르나 내용적으론 우리시대의 고민을 담아냈다. 멀리서 보면 단순한 도형이나 가까이서 보면 10원, 500원, 5만원짜리 화폐를 무수히 반복 편집하거나(박남사), 매끈한 도색처리로 철제 혹은 플라스틱으로 보이나 사실은 합판 절단면임을 보여주어(이은우) 우리가 생각하는 ‘물성’에 대해 도전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전의 미니멀리즘을 생각한다면 혼란스러울 수 있으나, 형식상 미니멀리즘으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이 한데 모여 미니멀리즘의 수용, 개진, 비판을 총망라 했다고 생각하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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