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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간 위조여권 350여 건, PC여권으로 막는다

-정부, 2020년 특수플라스틱 재질 전자여권 발급
-외교부 “여권 수수료, 현 가격대 유지할 듯”
-잉크사진 아닌 레이저로 탄소층 태운 뒤 코팅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15일 발표한 차세대 전자여권의 핵심은 특수 플라스틱 재질인 폴리카보네이트(PC)를 활용한 신원정보면의 도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탄소층을 여러겹으로 겹친 뒤 레이저로 사진과 기재사항을 새겨넣고 전자칩과 함께 라미네이팅해 위조 및 복제가 어렵게 했다”고 밝혔다. 여권 소지인의 사진을 컬러와 흑백 두 가지 모두 넣어 여권 위변조 가능성도 크게 낮췄다.

여권번호도 달라진다. 여권번호 발급 인구가 많아지면서 여권번호 조합을 늘릴 수 있도록 여권번호 체계에 영문자 1자리가 추가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예고된 대로 여권 신원정보면의 주민등록번호는 삭제된다. 아울러 현행 여권에서는 영문으로만 표시되어 있는 ‘월’ 표시는 한글과 영문을 병기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PC여권에 대한 발급 수수료는 현행 일반여권 발급 수수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여권 발급기 교체에 따른 생산성 향상 등으로 수수료를 지금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020년 하반기 발급될 예정인 차세대 PC여권은 신원정보면에서부터 전체 면까지 곳곳에 위변조를 막기 위한 장치들이 탑재됐다.상대적으로 위변조가 용이한 현행 여권의 단점을 전면개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속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 및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대한민국 여권 위변조 적발현황’을 보면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대한민국 여권을 위변조해 적발된 사례는 국내에서 222건, 국외에서는 146건이다. 이 기간 분실된 여권은 총 61만2532개이며, 이중 16.2%인 9만9683개만 회수됐다.

전체 페이지에 걸쳐 남대문과 다보탑으로만 장식됐던 사증면은 각 장별로 다른 시대의 대표 유물을 넣은 디자인으로 꾸밀 예정이다. 선사시대의 대표 유물로 여권의 4~5페이지에 화순 대곡리 청동기(국보 제143호)나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등을 사증면 바탕으로 넣는 식이다. 6~7페이지는 삼국시대 유물 가운데 신라 부부총 금귀걸이나 금관총 금관 등 신라의 대표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잇따르는 페이지들에서도 고구려 벽화, 통일신라시대 석탑, 조선시대의 한글 등이 사증 배경을 장식할 예정이다. 각 장에 페이지도 기재해 위변조 가능성을 낮췄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OECD(경제협력개발국) 중 15개국이 PC여권을 도입하고 있다”며 “미국은 내년에, 일본은 2024년에 PC여권을 도입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또 “주로 그동안에는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PC여권이 발급됐는데, 종이여권은 사진교체가 취약하고 위변조에 많이 노출되는 등 문제점이 점점 부각되면서 북유럽에서 하는 PC여권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공감대가 전세계적으로 생겼다. 그래서 점차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PC여권 형태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과 호주도 PC여권을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일반여권의 표지를 짙은 녹색에서 남색으로 바꾸는 안에 대한 설문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현행대로 관용여권과 외교관여권의 경우 색상을 달리할지 통일할지 여부도 여론수렴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새 여권 디자인을 파일을 외교부(http://www.mofa.go.kr)와 문화체육관광부(http://www.mcst.go.kr) 홈페이지와 SNS 등에 게재했다. 최종디자인은 온라인 설문조사 등을 통해 결정된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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