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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일-파워 게임’된 ‘사우디 언론인 피살사건’…‘심문 중 실수 사망’으로 결론날 듯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을 조사중인 터키 경찰[AP연합뉴스]

실수 사망으로 마무리?…결국엔 ‘오일-파워게임’

CNN 사우디 정부 “심문 중 사망”보고서 발표 예정
트럼프 진화 나서, 폼페이오 미 국무 사우디 급파
사우디, 증산 발표 등 화해 손짓…결국 석유가 해결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 사건이 ‘심문 중 사망’으로 긴급히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국제 외교 및 경제 분쟁으로 격화될 조짐을 보였던 사우디 언론인 피살 사태가 결국 석유를 둘러싼 파워게임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CNN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출신의 카슈끄지 미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의 사망이 심문 중 발생한 문제 때문이라고 인정하는 보고서를 준비중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고서는 이 작전이 승인 없이 진행됐으며 관련자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슈끄지 피살 문제는 불과 하루 전만해도 국제 분쟁으로 번질 위기였다.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게재했던 카슈끄지는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결혼 관련 서류 작업을 하던 중 행방불명됐다. 이후 사우디 왕실 관계자가 그를 살해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터키 보안당국은 이번 사건을 살인사건으로 결론 지었다.

파문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사우디가 카슈끄지의 실종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 엄중한 처벌을 가할 것”이라며 군사 무기 제재를 시사했다. 우방국인 사우디에 칼을 겨눈 것이다.

이에 사우디 외교부는 “우리를 경제적으로 제재한다면 더 크게 갚아 주겠다”며 유가를 움직이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사우디의 유가 보복 카드에 트럼프 대통령은 긴급 진화에 나섰다. 15일 살만 사우디 국왕과 전화 통화를 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피살은 ‘로그 킬러’(rogue killer, 불한당 독자행동 킬러)의 소행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우디가 빠져 나갈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사우디로 급파하기로 했다.

사우디 역시 다음달 원유 증산을 약속하며 미국에 ‘화해’를 제안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석유 증산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사건은 겉으로는 미국 영주권자의 피살에 미국이 발끈하는 모양새였지만, 이면에는 이를 지렛대 삼아 원유 증산을 관철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중동 정책에 협력하는 대가로 그동안 사우디 내 인권 문제나 주변국 탄압을 눈감아왔던 미국이였기에 제재가 최종 목표가 될 수 없다는 해석이다.

더욱이 사우디는 미국산 무기의 최대 구매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처벌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이 사우디와 맺은 1100억달러의 무기 수출 계약은 파기하지 않겠다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우디와의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를 위기로 몰아넣어 중동문제나 각종 이권 문제가 어그러질 수 있다. 쿠슈너 고문은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다.

한편 이번 사태는 석유가 외교문제에서 강력한 무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세계 최강국 미국으로부터 제재로 인해 경제 위기에 처한 이란 역시 석유를 유일무이한 압박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지난 8일 “이란에 대한 제재로 국제 원유 시장에 공급량이 부족해지면 사우디도 이 공백을 메우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유가 상승이라는 역작용을 낳고 되려 미국의 동맹국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압박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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