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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세계 폐경의 날’…폐경 후 호르몬 치료, 치매 진행 막는다
매년 10월 18일은 ‘세계 폐경의 날’이다. 폐경이 오면 여성은 각종 질환에 시달린다. 치매, 경도 인지 장애도 예외는 아니다. 폐경 후 호르몬 치료가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헤럴드경제DB]

-매년 10월 18일 ‘세계 폐경의 날’
-삼성서울병원 공동 연구팀 발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젠 등 투여
-인지기능 감소폭 줄여주는 효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매년 10월 18일은 ‘세계 폐경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0세 이상 전세계 여성 인구 수가 2030년 12억명에 이르고, 폐경 후 몇십 년을 더 살게 되는 여성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폐경학회(IMS)는 모든 국가가 폐경이 야기하는 건강상 각종 문제를 여성이 올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활동을 펼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여성의 폐경 증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중년기 결핍과 관련된 질환을 알리고 감소시키도록 촉구하는 활동이 세계 곳곳에서 펼쳐진다.

실제로 폐경 이후 여성에게 각종 질환이 발생한다. 치매와 치매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경도 인지 장애도 예외는 아니다. 경도 인지 장애가 있는 폐경 여성에게 젤 타입의 에스트로젠과 경구용 미분화 프로제스테론을 병용 투여하는 것이 인지 기능 감소 폭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르몬 치료가 치매 진행까지 막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산부인과의 윤병구 교수ㆍ신경과의 나덕렬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연구팀은 2008년 1월~2012년 10월 경도 인지 장애를 보인 폐경 여성 37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이중 맹검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여성은 평균 연령 70.4세로, 인지 기능 검사에서 기억성 다영역 경도 인지 장애를 진단받았다.

연구팀은 이들을 병용 요법 치료 그룹(19명)과 위약 그룹(18명)으로 나눈 뒤 치매 검사를 포함해 여러 인지 기능 검사(K-MMSE, MoCA-K 등)를 6개월마다 진행하며 총 2년간 추적 관찰했다.

치료 그룹에게는 호르몬 요법으로 에스트라디올젤(0.1%)을 0.5㎎에서 2㎎까지 점차 용량을 늘려 가며 매일 바르게 했다. 3개월 뒤부터 매일 경구용 미분화 프로제스테론 100㎎을 함께 복용하도록 했다. 무작위 이중 맹검 시험인 만큼 참여자 본인이 어느 그룹에 속하는지 알지 못할 뿐더러, 연구자 역시 누가 어느 그룹에 속하는지 연구가 끝날 때까지 모르게 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 결과 최종 연구를 마친 35명 중 17명이 병세가 깊어져 치매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룹별로 보면 위약 그룹이 52.9%(17명 중 9명) 로 치료그룹 44.4%(18명 중 8명)보다 다소 높은 비율을 보였다.

MoCA-K(한국형 몬트리올 인지 평가)에서도 위약 그룹은 시간이 지나면서 MoCA-K가 의미있게 감소해 병이 악화된 반면 치료 그룹은 변화가 없었다. MoCA-K 변화 양상은 두 그룹 간 차이가 뚜렷했다. 연구 18개월 이후부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격차가 나타났다. MoCA-K는 경도 인지 장애 환자의 병의 진행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우수한 검사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치료 그룹의 경우 24개월동안 30점 만점을 기준으로 K-MMSE(간이 정신 상태 검사)에서 3.26점, MoCA-K에서도 3.85점 앞섰다.

연구팀 관계자는 “두 그룹 모두 기저 검사 상 인지기능이 비슷하게 떨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 폭에서 큰 차이를 보인 셈”이라며 “이번 연구는 폐경 여성의 인지 장애 시 젤 타입의 에스트로젠과 경구용 미분화 프로제스테론의 병용 투여를 사용한 폐경 호르몬 요법의 실익을 밝혀 새로운 호르몬 요법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대한폐경학회장인 윤 교수는 “폐경 여성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치매 같은 인지 장애”라며 “병의 진행을 막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라도 호르몬 요법 등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북미폐경학회지(Menopause)’ 최근 호에 게재됐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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