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일정폭 이내서 움직이면 하락 방어
다양한 ‘양매도 지수’가 시장에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이들 지수의 차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양매도 5% OTM지수’, 올 8월 ‘코스피 200 듀얼 양매도 2/4% 지수’ 가 출시된데 이어 오는 22일에는 ‘코스피200 변동성매칭 양매도지수’ 등이 시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 상장지수증권(ETN)의 폭발적인 인기 덕에 관심을 끈 건 ‘코스피 양매도 5% OTM지수’는 기초지수(코스피200)가 5% 넘게 떨어지거나 오르지 않으면 수익이 나는 구조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우선 ‘양매도’란 ‘콜옵션(기초지수가 행사가격보다 상승할 경우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과 ‘풋옵션(기초지수가 행사가격보다 하락할 경우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 둘 다 매도하는 것을 뜻한다. ‘5%’는 행사가격의 범위(기초지수의 현재수치에서 +5%와 -5% 수준)를 가리킨다. 코스피200이 현재 100이라고 하자. 이때 “5% 양매도를 했다”는 것은 ‘행사가격이 105인 콜옵션’과 ‘행사가격이 95인 풋옵션’ 둘 다를 팔아서 옵션의 가격(프리미엄)만큼 돈을 벌었다는 뜻이다. 콜옵션과 풋옵션의 가격이 각각 20만원이라면 40만원의 수익을 일단 양매도로 얻게 된다. 그런데 매달 옵션은 만기에 정산하도록 돼 있다. 만기에 지수가 100에서 109가 됐고, 이에 따라 콜옵션 매수자가 4포인트(현재(109)-행사시(105))만큼의 차이로 100만원(1포인트당 25만원 가정)을 벌게 된다면, 양매도를 한 측은 100만원을 매수자에게 주기 때문에 60만원(100만원-40만원)만큼을 손실을 보게 된다. 그러나 기초지수가 105 미만이면서 95보다 높으면 양매도한 측이 40만원 수익을 유지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매달 양매도을 해 수익을 내는 가운데 기초지수도 5% 넘게 떨어지거나 오르지 않으면, ‘코스피 양매도 5% OTM지수’는 연 6~7%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까지 출시되고 있는 양매도 지수들은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콜옵션과 풋옵션을 매도한다는 점에선 같다. 다만 ‘코스피200지수 변동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코스피 양매도 5% OTM지수’에선 매달 행사 가격의 범위가 ±5%로 고정됐다. 그러나 올해 8월에 나온 ‘코스피 200 듀얼 양매도 2/4% 지수’는 지수의 변동성이 높아서 ‘공포지수(V-KOSPI)’가 올라간 달엔 ±4% 범위의 행사가격 옵션(‘+4% 콜옵션’과 ‘-4% 풋옵션’)을 양매도하고, 공포지수가 낮아진 달엔 ±2% 범위의 행사가격 옵션을 양매도하며 수익을 낸다.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선 행사가격의 범위를 넓혀야 양매도하는 측에선 손실을 볼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오는 22일에 나올 ‘코스피200 변동성매칭 양매도지수’는 공포지수가 높아진 달엔 ±4% 범위의 행사가격 옵션을 양매도한다는 점에서 ‘코스피 200 듀얼 양매도 2/4% 지수’와 동일하지만, 공포지수가 낮아진 달엔 양매도 행사가격 범위를 아예 새로 산출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흥미로운 것은 ‘코스피 200 변동성추세 추종 양매도지수’이다. 이 지수는 공포지수가 높아지면 풋옵션 행사가격 폭을 콜옵션 행사가격 폭보다 넓히고, 공포지수가 낮아지면 콜옵션 행사가격의 폭을 풋옵션 행사가격의 폭보다 넓혀 수익을 보전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옵션 양매도 거래’와 ‘양매도 ETN 거래’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옵션 양매도’는 실제로 증거금을 내고 옵션을 사고파는 파생상품거래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다. 그러나 ‘양매도 ETN 거래’는 양매도 전략을 할 경우 가능한 운용수익을 지수화한 뒤 그 지수값을 주식처럼 사고파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양매도 전략으로 옵션을 운용하는 증권사(ETN 발행사)가 지수 급등락에 따라 막대한 손실을 입어 파산하게 되면, ETN을 사고 판 투자자들은 원금을 잃게 될 위험이 있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