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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악영어마을 용도전환…학부모 뿔났다
서울영어마을 관악캠프 전경. [제공=관악영어마을 존치와 확대발전을 위한 학부모 모임]
관악구, 市에 ‘벤처밸리 전환’ 요청
주민·교직원 등 1500명 반대서명
프로그램 호평속 참석자 매년 증가
“대표 교육기관으로 확대발전해야”


서울영어마을 관악캠프(이하 관악영어마을) 존치ㆍ확대발전을 요구하는 주민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악구가 낙성대동 관악영어마을 낙성벤처밸리로 만들겠다고 밝힌 데 따른 반발이다.

‘관악영어마을 존치와 확대발전을 위한 학부모 모임’(대표 박복남)은 “관악 절대 다수 주민은 영어마을을 위축시키려는 움직임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외려 서울 대표 글로벌 교육기관으로 확대 발전시켜주길 바란다”고 18일 성명을 냈다.

단체에 따르면, 현재 ‘영어마을 정상화ㆍ확대발전을 위한 청원’에 서명한 주민은 모두 1500여명이다. 관내 초등학교 22곳, 중학교 21곳에 재직중인 학교장과 교직원도 서명했다.

이번 논란은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낙성벤처밸리를 조성하기 위해 관악영어마을 용도전환을 서울시에 건의했다는 데서 발생했다. 이는 박 구청장이 지난 8월 밝힌 민선7기 공약시행계획에 담긴 내용이다.

문제는 관악영어마을이 주민 호평 속 꾸준한 성장을 이뤘고, 현재 지역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꼽힐만큼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관악영어마을에 따르면, 프로그램 참석자는 2015년 1만7262명, 2016년 2만1707명, 지난해 2만2484명 등 매년 증가세다. 특히 매 해 2000~3000명 이상은 비교적 영어교육을 접할 기회가 적은 사회배려계층이다. 지난해에 서울 전역에서 학교 71곳이 방문한 데 이어 올해는 학교 80곳이 참석할 예정이다. 만족도도 높다. 관악영어마을이 참석자를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학습 만족도는 지난해 81%, 올 초 94%였다. 재참여 희망도 지난해 85%, 올 초에는 100%를 기록했다.

박복남 대표는 “관내 창업벤처밸리 조성이 지역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말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이런 시설이 필요하다면 우리 아이들의 교육공간이 아닌 다른 부지를 찾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반대운동에는 관악구 주민을 더해 인근 자치구인 동작ㆍ구로ㆍ영등포구 주민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관악영어마을 존치ㆍ확대발전을 위해 이 단체에 가입한 학부모 이정민 씨는 “값비싼 사설학원 캠프를 대체할 수 있는 시설”이라며 “서울 남부권 아이들이 누려야 할 공간을 벤처밸리로 쓰는 일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육 관계자들도 우려 목소리를 낸다. 최길자 전 관악구 삼성초등학교장은 “영어마을 참가 여부는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사안인데, 교육효과가 있고 학생 호응도가 높아 참가 학교가 느는 것”이라며 존치 필요성을 역설했다.

홍선호 서울교대 교수는 “관악영어마을과 수유영어마을 등 서울 영어마을은 검증된 강사, 양질 프로그램 등을 통해 체험위주 교육 중심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며 “지루한 수업 대신 원어민과 대화하는 기회를 주는 것부터 학생에겐 큰 동기부여”라고 강조했다.

박복남 대표는 “관악영어마을은 주민의 염원 끝에 세워져 교사와 학부모 등 모두가 두터운 애정을 갖고 있다”며 “서울 남부권 학생이 싼 값으로 세계시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더욱 확대 발전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영어마을을 담당하고 있는 이방일 서울시 평생교육과장은 “서울영어마을에 존폐를 비롯 총체적인 방안에 대해 컨설팅을 하고 있다”며 “컨설팅결과가 나오면 결과를 바탕으로 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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