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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포 스타트업] ‘뼈’ 개발자, 크몽 박현호 대표
프리랜서 재능 거래 플랫폼…최근 시리즈B 투자 마쳐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도 행복한 세상 만들고 싶다”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대한민국에 PC방 붐이 일었던 1997년. 당시까진 수기로 작성되던 PC방 관리업무를 혁신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도입한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1학년 학생이 있었다.

재미로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어 창업하고, 케이블채널에서도 중계가 되지 않았던 이종격투기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도 만들었다. 코딩하며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람들에게 선 보일때 가장 행복하다는 ‘뼈 개발자’ 크몽 박현호 대표<사진>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 대표는 PC방 관리프로그램 ‘라밤바’로 2000년 산업자원부 대상을 수상했다. 대학교를 중퇴하고 본격적인 창업의 길로 들어선 박 대표는 이종격투기 동영상 플랫폼을 기반으로 맛집 소개 사이트, 지역 구인구직 플랫폼 등을 개발해 운영했다. 그러나 시대를 너무 앞서간 탓에 박 대표의 서비스들은 자리를 쉽게 잡지 못했다.

초심으로 돌아간 박 대표는 2010년 부모님이 계시던 지리산으로 낙향했다. 당시 상황을 박 대표는 “2억원의 빚이 있었지만 가장 행복했던 시기”라고 묘사했다.

박 대표는 “개발자의 초심으로 돌아가자. 사업을 염두에 두고 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에 내려갔다”고 했다. 그는 “몇 번의 실패는 있었지만 잘 될 거라는 것에 의심이 없었다”며 “집에 내려가서 모든 짐을 다 벗어 던지고 방에 틀어박혀 코딩을 했다”고 했다.

박 대표는 화가의 예를 들며 “그림을 팔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그리는게 좋아서 그림을 그리듯,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실제 돌아가게 만들어서 사용자들에게 보여주는게 너무 즐거웠다”고 했다.

1인 개발자로 박 대표는 재능 서비스를 상품화 해 물건처럼 사고 파는 플랫폼 크몽의 베타 서비스를 2011년 5월 시작했다. 상표 디자인, 홍보 영상제작, 프로그래밍과 같은 프로젝트를 단기간에 의뢰해 거래할 수 있게 했다.

2015년 처음으로 7억원의 투자를 받은 뒤 랭키닷컴 B2B중개분야 1위를 2016년 5월에 기록했다. 2016년 11월 누적거래액 100억원을 돌파 한 뒤 3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월별 거래액의 증가 곡선도 가팔라졌다. 2015년 4.17%씩 증가하던 성장세는 2017년 8.16%, 2018년 9.48%씩 늘어났다. 크몽은 올해 초 벤처캐피탈 4개사로부터 11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크몽을 통해 프로젝트가 진행된 건수도 70만건을 넘어갔다. 크몽에 등록된 판매자 수는 12만명에 달한다.

3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사무실에 60명이 옹기종기 모여 일하던 시절을 지난 크몽은 최근 사옥을 옮기고 본격적인 확장에 들어갔다.

박 대표는 “기존에 제공하던 거래 서비스가 마케팅, 디자인, IT, 번역 분야 였다면 이제는 교육이나 컨설팅, 법률, 세무 등의 업무도 거래가 가능하도록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했다.

프리랜서라고 쓰고 백수라고 불리울 수 있는 시절을 지나온 박 대표에게 크몽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게 있는지 물었다.

“많은 사람들을 보면 자기는 좋아하는 일이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통해서 생계가 안 된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을 해야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크몽은 행복하게 일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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