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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무협상 거부한 北ㆍ정상회담 연기한 美…밀당에 꼬이는 核담판
[사진=헤럴드경제DB]
-“북미 고위급회담, 날짜ㆍ장소 결정 안돼”
-美, 중간선거 이후 대북전략 변경 가능성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세기의 핵담판을 앞둔 북한과 미국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애초 북미 간 비핵화 및 체제안전보장을 둘러싼 협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7일 평양을 찾은 뒤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궁극적 목표를 향한 길이 보인다고 밝히며 급진전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내년으로 미룬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미국과의 대화에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 북미 협상은 난기류를 만난 모습이다.

당장 폼페이오 장관이 제안한 북미 실무협상은 감감무소식이다.

오스트리아 빈 카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주 프랑스, 러시아, 벨기에 유럽 순방에 나섰을 때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의 만남이 기대됐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북미 실무협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종전선언을 비롯한 상응조치의 구체적인 내용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미가 치열한 수싸움과 기싸움을 벌이면서 협상의 문턱에조차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달 말 전후로 예고했던 북미 고위급회담 시기와 장소는 물론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도 가시화되지않고 있다.

북미 간 간극도 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잘 될 것”이라면서도 “시간게임을 하지 않겠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과 영변 핵시설 사찰 허용 등 일부 진전된 조치를 내놓는 속에서도 제재를 강화하며 대북압박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북한 역시 비핵화에 앞선 북미 신뢰구축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일부 핵 리스트라도 제출해 달라’는 폼페이오 장관의 요청에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채 리스트를 제출하면 미국이 믿지 않을 것이고, 재신고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면 싸움이 될 것”이라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미 모두 판 자체를 깨겠다는 것은 아니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에 위험수위를 넘나들던 ‘말 폭탄’을 주고받던 것과 달리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북미 대화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리 정부 고위관계자는 23일(현지시간) 북미 고위급회담과 관련, “계속 협의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아직 날짜와 장소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조금 답답하지만 미국은 준비가 돼있기 때문에 (북한에서) 답이 오는 순간 당장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또 최선희와 비건 특별대표 간 실무협상에 대해서도 “비핵화 결단 속에 거대한 게임이 진행될 때는 북한도 한걸음 한걸음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북한은 지금까지 개발한 핵무기와 핵시설을 전부 폐기하는, 모든 것을 걸고 가는 게임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해서 나올 것”이라며 개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미국 내 조야에서 북한에 대한 불신이 극심하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데이비드 스틸웰 신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외교안보라인 곳곳에 강경매파가 자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 협상 불안정성이 장기화된다면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의 전략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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