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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온 뚝 떨어지는 환절기, 만성질환자는 ‘뇌졸중’ 조심하세요
요즘처럼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는 혈압이 상승해 뇌졸중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지럽고, 발음이 어눌해지고, 팔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사라지더라도 바로 병원으로 가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헤럴드경제DB]
-갑작스런 초겨울 날씨…전국 일부 영하권
-추위에 혈압 상승해 뇌졸중 발생하기 쉬워
-고혈압ㆍ당뇨 등 위험인자 있다면 조심해야
-언어 장애 등 전조증상 없어져도 병원 가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2년 전 회사를 퇴직한 신모(62) 씨는 지난해 이맘때 큰 낭패를 겪었다. 당시 신 씨는 매일 아침 건강관리를 위해 집 뒷산 공원으로 운동을 다녔다. 지난해 11월 초순의 어느 날 새벽, 추운 날씨에 집을 나섰다가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주위의 도움으로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두 달쯤 뒤에 깨어났다. 뇌출혈이 원인이었다. 의사는 “갑자기 급격히 추워진 날씨 탓에 혈압이 급격히 상승, 뇌혈관이 터진 것”이라고 했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뇌로 가는 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뇌출혈)하는 질환을 말한다. 우리나라 3대 사망 원인 중 하나로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률 1위를 기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이 있는 40대 이상은 뇌졸중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마침 매년 10월 29일은 세계뇌졸중기구(WSO)가 제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이기도 하다. 전국 일부 지역 최저기온이영하권을 기록하는 등 요즘처럼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는 혈압이 상승해 뇌졸중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발음이 어눌해지고, 팔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으로 가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환절기에 환자 크게 증가=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를 압박해 뇌에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의 파열로 인해 뇌조직 내부로 혈액이 유출돼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을 모두 포함한다.

뇌졸중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체 마비, 의식 장애 등 치명적 후유증을 남긴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마저 정신적ㆍ육체적ㆍ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는 심각한 질환이다.

대한뇌졸중학회와 세계뇌졸중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6명 중 1명이 뇌졸중을 경험하고 6초에 한 명씩 뇌졸중 환자가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 뇌졸중 환자는 약 3000만명에 이르며, 대부분이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관련 학계는 파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한 해 평균 환자 10만5000여 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를 살펴보면 지난해 뇌졸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57만7689명으로, 이 중 뇌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47만4629명으로 전체 뇌졸중의 82%를 차지했다. 최혜연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함께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증가로 뇌경색의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월별 환자 수를 보면 환절기인 ▷3월(겨울→봄ㆍ20만8262명) ▷9월(여름→가을ㆍ21만1811명) ▷11월(가을→겨울ㆍ20만4140명)에 환자가 전월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실제로 뇌졸중은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는 요즘 같은 시기에 많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신혜은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는 갑작스러운 뇌혈관의 손상이 오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조 증상, 일시적이었다고 무시하면 안 돼=뇌졸중은 갑자기 나타난다. 뇌졸중의 증상은 어지럽다고 자리에 앉더니, 갑자기 말을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식사하다 갑자기 손에서 힘이 빠지며 젓가락을 떨어뜨리는 사례도 있다. 얼굴 좌우가 다른 안면 마비, 팔다리 반신 마비, 발음이 어눌해지는 언어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뇌졸중이 있었던 환자를 조사하면 이 같은 전조 증세가 발병 전에 있었음을 토로하는 일이 적지 않다.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등 이상 증세가 생겼다가 짧게는 수 분 길게는 수 시간 후에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다. 이때 증상이 호전됐으니 괜찮겠거니 생각하고 진료를 받지 않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호전됐다고는 하지만, 일과성 뇌허혈 발작일 가능성이 크다”며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혀 증상이 생겼다가 혈관이 다시 뚫리면서 증상이 소실되는 것으로,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시 뇌경색 병변이 관찰되는 사례가 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과성 뇌허혈 발작 환자의 10%가량이 석 달 이내에 장애가 남는 뇌경색이 발생하고, 5%가량이 이틀 이내에 뇌경색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증상이 없어지더라도 반드시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도 “뇌졸중 증상은 대부분 갑자기 생기는 증상임에 주의해야 한다”먀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회복됐다고 해도 안심하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뇌졸중 고위험군 환자라면 신속한 치료를 위해 가까운 병원을 숙지해 두는 것이 좋다. 고위험군은 심장 질환ㆍ고혈압ㆍ당뇨 환자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질환은 뇌졸중과 불가분의 관계다.

최 교수는 “뇌졸중 환자의 60~70%가 고혈압을 앓고 있다”며 “고혈압 환자의 뇌졸중 발병률은 일반인의 4-5배에 이른다”고 했다. 이어 ”당뇨병 환자의 경우 뇌졸중 발병 위험이 정상인의 2배 가량이다”며 “뇌졸중의 약 20%는 심장 질환에 의해 유발된다. 이 밖에 나이, 가족력, 흡연, 이전 뇌졸중 병력, 비만, 스트레스 등도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뇌졸중 발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평소 꾸준한 운동, 식습관 관리, 적절한 치료로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술과 담배를 삼가고 과로를 피하면서 적당한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최 교수는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을 예방하기 위해 당분, 소금,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뇌졸중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도 “뇌졸중은 발생 후 치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기 어려운 질환이다. 많은 환자가 장애가 남아 삶의 질이 떨어진다”며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이 있다면 매일 약을 먹어서 위험인자를 잘 관리해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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