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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TA에 여행사 폐업 속출…관광산업 뿌리가 흔들린다
與 ‘위기진단, 대책특위’ 구성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들이 야금야금 세를 넓히고, 패키지 대신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여행사들의 폐업이 잇따르는 등 한국 관광산업 구조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글로벌 OTA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국내 관광기업이 많아, 소비자-공정경쟁-세무 당국이 경쟁과정, 사업환경의 형평성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런 가운데 여당도 최근 국내 관광산업의 위기진단과 범정부적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관광산업활성화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우상호)’를 설치, 대책마련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중형-대형 여행사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한국여행업협회는 지난 1일 기준으로 아만투어, 크리스타, 굿메이트(호텔조인), 더좋은여행, 이온누리여행사, 탑항공을, 영업 피해를 극복하지 못한 ‘피해공고’ 기업으로 게시했다. 12월에는 여행이랑, 에스엔엘컴퍼니가 영업 불가 기업으로 추가 공지된다. 공지대상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싱글라이프투어도 사실상 폐업했다.

중-대형 여행사만 올해 9곳이 무너진 것이다. 2015년(4곳), 2016년(5곳), 2017년(5곳)에 비하면 예년의 배 수준이다.

군소여행사까지 거느리는 각 지역관광협회 중 서울시관광협회의 11월 1일 피해공고 기업은 싼트립, 올레길, 에픽투어, 지엔투어, 루트777, 더블투어, 파인비치, 흐노니, 굿모닝트립 9개사에 달한다. 불황이 아니더라도 자주 나타났다 사라지는 군소여행사를 포함하면 올 상반기까지 전국 500개 가량의 군소여행사들이 폐업한 것으로 추계된다.

올들어 여행사 폐업이 늘어난 것은 ▷에어비앤비,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트립닷컴, 호텔스닷컴, 트리바고 등 글로벌 OTA의 국내 세 확장 ▷회사 설립 요건인 등록자본금 인하에 따른 군소여행사의 난립과 과당경쟁 ▷패키지 보다는 자유 개별여행(FIT)를 선호하는 여행객의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글로벌 OTA는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항공,숙박업체의 가격인하는 유도하고 부가세 납부 의무가 없는데 비해, 토종 여행사들의 경우 10% 안팎의 부가세를 내고, 거래하는 항공 숙박 가격 등 부문에서 법령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경쟁에서 밀린다는 것이 국내 업계의 하소연이다.

업계 안 관계자는 “여객운임 채무불이행으로 부도를 맞은 탑항공이 항공권 예약에서 OTA에 밀리지 않기 위해 자체비용으로 항공권을 할인해 선(先) 주문했다가 출혈이 커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업계는 당국이 이같은 경쟁 환경의 차이를 해소하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건실한 여행사를 가려내면서 우후죽순격 난립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폐업 위기 극복 등 충격 완화장치로서 여행품질보증기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OTA의 항공권 점유율은 27.2%로 작년보다 3.1%포인트 높아져 국내여행사들(19%)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고, 숙박 점유율은 69.5%도 압도적이다. OTA들은 한국에서 전년대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국내 주요 5대 여행사는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여행상품의 부실은 올해 1~9월 한국소비자원 불만상담 건수(773건)가 작년 같은 기간의 8배에 달하는 수치에서 잘 나타난다. 이 때문에 부실 여행상품에 대한 자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함영훈 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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