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는 두려움·존경 대상?…WP “세계지도자 조롱 도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두려움이나 존경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세계 지도자들의 메시지 전달을 위한 ‘도구’로 점점 활용되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분석·보도가 12일(현지시간) 나왔다.

신문에 따르면 이런 사례는 동맹국이나 공식자료에서 잘 드러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배타적 민족주의는 애국심의 정반대이자 애국심에 대한 배신”이라며 “국가들이 자신의 이해를 앞세우는 것은 가장 중요한 도덕적 가치를 져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연설에서 특정인을 지칭한 적이 없지만, 미국 중간선거 유세에서 “난 민족주의자”라고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WP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전 세계의 어떤 민족주의 지도자 중 한 명을 저격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 발언과 트럼프 대통령의 민족주의자 선언을 연결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9월 UN 총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주권’에 대해 “오늘날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방법으로 주권을 휘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군도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관련 행사에서 다른 국가 정상과는 달리 비가 내린다는 이유로 전사자 추모 일정을 취소한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했다. 프랑스군은 비에 흠뻑 젖은 군인이 장애물을 지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비가 온다. 하지만, 문제 될 것 없다. 우리는 동기가 부여된 상태다”라고 올렸다.

다른 동맹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진 액자를 선물했다. 액자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할아버지가 캐나다에서 운영했던 호텔 사진이 담겼는데, 이는 매춘 업소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스웨덴의 부총리는 여성 참모로 둘러싸인 가운데 법안에 서명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로 백인 남성만 두고, 이들에게 둘러싸인 장면을 재현한 것이다. 북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아라비아, 이집트 정상과 함께 빛나는 구에 손을 올린 장면을 재현한 듯한 사진을 올렸다.

WP는 “이 모든 예시는 우연일 수 있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팬이 아닌 외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그는 이들을 빛내주는 요소이거나 펀치라인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