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홍길용의 화식열전]삼성바이오 사태 삼성물산ㆍ삼성생명 영향은...
관계사도 회계장부 정정될 수
금산분리ㆍ지배구조 개편 지연
상장폐지 피하면 최악은 아냐
2015년 합병 직접 관련 낮은듯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14일 증권선물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한 중과실 판단은 어떤 형태로든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거래가 정지됐지만 관련 주식들은 엄연히 거래가 되고 있다. 간접적으로는 바이오 업종이겠지만, 직접적으로는 삼성그룹내 관련주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이다. 물론 사안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이다.

▶삼성물산, 2015년 재무제표 수정돼야=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다. 회계처리 과정에서 재무제표로 연결됐고, 상장과정에서도 직ㆍ간접적인 수혜를 봤다.

증선위의 판단대로면 삼성물산은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기준 변경으로 자본잠식을 피하면서 약 1조8000억원의 부채 부담을 덜게 됐다. 당장 이 부분에 대한 재무제표 수정이 필요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성공에 따른 무형의 기업가치 상승 부분은 논란은 될 수 있지만 정량적으로 따지기는 애매하다.

만약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이 폐지된다면 삼성물산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증선위는 분식회계로 상장폐지를 받은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폐지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범 위원장은 증권거래소 상장실질심사에서도 ‘투자자보호’가 고려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건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11월이면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 49.9%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문제의 발단이 된 ‘콜옵션’은 일단 제거된다. 상장폐지를 피하고 주식 거래가 재개된다면 그 이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의 본질적 가치에 따라 주가가 평가받을 수도 있다.


▶삼성생명, 금산분리 해소 지연될수=삼성생명은 언뜻 영향이 없어 보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은 ‘뜨거운 감자’다. 현 정부가 금산분리를 강하게 추진하는 만큼 언젠가는 정리해야 할 지분이다. 총수일가 부담과 순환출자 규제를 피해 이를 인수할 곳은 현재로서는 삼성물산이 유일하다.

삼성생명 입장에서만 보면 삼성전자 지분은 주가 움직임에 따라 그 가치가 크게 출렁여 재무제표의 변동성을 키운다. 그룹 지배력의 핵심이어서 유동화 시킬 수도 없던 자산이다. 만약 이를 삼성물산에 넘길 수만 있다면 막대한 규모의 현금이 유입되고, 재무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이 이 난제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였다. 이번 사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하락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이 지연된다면 삼성생명에겐 ‘불확실성 제거’가 지연되는 영향이 있다. 그렇다고 이번 사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활용한 금산분리 시나리오가 완전 폐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 바이오, 삼성전자行 가능성 높아
=바이오젠 입장에서는 콜옵션을 행사한 이상, 투자차익을 현금화하려면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이 필요하다. 바이오젠이 지분을 팔거나 줄이면 이른바 ‘공동경영’ 체제가 흔들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할 지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를 피하려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다른 계열사에 매각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유력하다. 이후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넘긴다면 삼성생명의 금산분리가 가능해진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영향은 미미=일각에서 이번 사안을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짓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당시 합병은 상장사 대 상장사간 합병이었다. 자산가치가 아닌 시장가 기준으로 합병이 이뤄졌다. 당시 논란도 왜 자산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시장가로 합병이 이뤄졌는 지와, 왜 하필 삼성물산 주가가 가장 낮은 시점에 합병이 추진됐느냐였다. 회계기준 변경이 이뤄진 시점은 합병이 완료된 후인 2015년 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합병에 영향을 미쳤다면 2014년 말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 상장 때 공모가 결정 과정을 보면 된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5.65%는 관계기업 투자주식으로 분류됐고 평가가약은 3037억원이었다. 공모가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규모로 보기는 어렵다.

ky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