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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렁큰타이거, 그는 여전히 ‘힙합 신의 큰 형님’이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한국힙합 레전드’ 드렁큰타이거가 14일 마지막 정규 10집 ‘X : Rebirth of Tiger JK’를 발표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드렁큰타이거는 마지막이란 의미와 더불어, 음반시장의 활성화를 기원하는 의지에서 무려 30곡이 담긴 앨범을 내놨다.

앨범 타이틀 ‘X’는 10번째란 의미이자 미스터리, 무한대, 곱하기, 후속편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중의적 표현이기도 하다. 1999년 데뷔해 한국힙합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 음반은 대중음악사에 있어서도 묵직한 의미를 지닌다.

“드렁큰타이거로 뭔가를 부수고 도전하는 문화가 유행하던 예전에 했던 힙합은 이제 타임캡술에 묻어둬야 할 것 같다. 나는 소심하다. 남편과 아빠가 되면서 내가 할 수 없는 표현이 늘어났다. 많은 곡이 금지 당해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빙빙 돌려 말해 답답했다. 드렁큰타이거안에서 표현할 수 없는 게 많아 더 이상 드렁큰타이거로 살아갈 수 없다. 음악 트렌드와 마케팅 흐름도 너무 많이 바뀌었다. 나는 원래 한번 시작하면 길게 하는 성격이다.”

드렁큰타이거는 그동안 아내 윤미래와의 사랑과, 아들 조단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느끼는 환희, 별세하기 전 투병중인 아버지의 걱정되는 건강 등 가족들에게 영감을 얻어 음악적 소재로 자주 사용했지만, 이제 환경과 상황이 바뀌며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스킷을 포함해 무려 30곡이 수록된 10집은 2장의 CD로 나뉘어 다양한 해석을 담아냈다. 한 장은 특유의 붐뱁 장르로 채웠고, 다른 한 장에는 재즈, EDM, 레게 등 여러 장르의 음악적 확장으로 신선함을 더했다.

“시디1은 드렁큰타이거로서의 음악들이 대거 실려있고, 시디2에는 서정권으로서 하고픈 곡이 많이 들어있다. 재즈 힙합이나 펑크, 디스코가 가미된 힙합, 일상적이고 치졸하기도 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의 RM, 세븐틴의 버논 등 실력파 K팝 아이돌은 물론 도끼, 가리온 메타, 슈퍼비, 면도, QM, 테이크원, 김종국, 은지원, 데프콘, 하하 등 각 장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선후배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듣는 재미 또한 더하고 있다.

RM이 피처링한 ‘타임리스’(Timeless)는 공개되자 마자 스웨덴, 이집트, 루마니아, 이스라엘, 핀란드, 사우디 아라비아, 폴란드, 필리핀, 페루 등 18개국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RM이 붐뱁 해보고 싶다고 말해 함께 작업하고 선곡도 같이 했다. 과거에도 RM은 의정부로 와 나와 음악을 같이 한 적이 있다. 언더그라운드적인 음악, 우리가 좋아하는 곡을 성적에 상관없이 하자고 했다. 후반 편곡을 하면서 한달씩 지날수록 BTS는 빌보드 1위, 월드투어 콘서트 매진, 미국 각 방송 1순위 그룹.. 너무 겉잡을 수 없이 유명해지는 그들을 보며 너무 신나면서도 걱정된다. 내가 보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앞서 드렁큰타이거는 SNS를 통해 첫번째 CD 타이틀곡 ‘끄덕이는 노래’ 뮤직비디오의 티저영상을 공개했다. ‘끄덕이는 노래’는 타이거JK와 오랜 기간 호흡해온 힙합신 실력파 프로듀서 랍티미스트의 곡으로, 그만의 붐뱁 사운드에 드렁큰타이거 고유의 음악색이 담긴 반가운 트랙이다. 특히 제목에서 드러나듯 ‘결국 듣고 느끼고 수긍하고 그저 끄덕이면 된다’는 힙합 고유의 흥과 메시지를 수록한 곡으로,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힙합 트랙이다.

2번째 CD 타이틀곡은 ‘뷰티풀’이다. 아버지가 떠난지 5년이 돼가는 지금, 그리움과 때론 무뎌진 기억들때문에 섭섭해지는 감정들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한 곡이다.

드렁큰타이거는 음반 발매와 동시에, 팬 대상의 쇼케이스를 열고 내년까지 장기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드렁큰타이거는 이제 국내외 힙합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 속에 20년 활동의 마침표를 찍는다.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난 널 원해’ ‘위대한 탄생’ ‘굿라이프’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 ‘심의에 안 걸리는 사랑노래‘ ‘몬스터’ 등으로 떼창을 이끌었으며, DJ샤인의 탈퇴 후 타이거JK가 홀로 활동하며 팀명을 지켜왔다.

드렁큰타이거는 여전히 ‘힙합 신의 큰 형님’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마지막 앨범명에 ‘재탄생’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드렁큰타이거는 끝나지만, 다시 태어난 타이거 JK의 솔로활동은 계속된다는 의미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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